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받고 있는 ‘입시 비리’ 주요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오는 8월 말 만료되는 가운데, 이 사안을 수사 중인 검찰은 13일 “조민씨와 조씨 공범인 조국 전 장관 등의 입장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3월 28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극장에서 열린 '조국의 법고전 산책' 북콘서트 저자와의 대화에서 딸 조민씨와 함께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조민씨 기소 여부에 대해 “조씨의 입장 변화,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대법원 확정 판결 취지, 가담 정도, 양형 요소, 참고 판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조씨의 공범인 조국 전 장관, 정경심 전 교수 등의 입장 변화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전에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정확한 입장 등을 물어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이 적절한 방식으로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소 여부를 판가름 할 때 피의자의 태도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 중 하나”라고 했다.

이어 “‘일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을 상대로도 공판 과정에서 의미 있는 입장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조민씨가 3월16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부산대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입학허가 취소 관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019년 말 검찰은 조국 전 장관과 아내 정경심 전 교수를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그중 조민씨와 관련된 혐의는 조민씨가 2013년 6월과 2014년 6월 서울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지원할 때 허위 서류와 위조 표창장 등을 제출해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부산대 입시 비리는 정경심·조민씨가, 서울대 입시 비리는 조국·정경심·조민씨가 함께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검찰은 조민씨를 기소하지 않았다. 다만, 조국 전 장관 부부 각각의 공소장에 조민씨가 입시 비리 ‘공범’이라는 내용을 기재했다. 그와 같은 조민씨의 입시비리 혐의 가운데 정경심씨와 관련된 부분의 공소시효(7년)가 오는 8월 끝난다는 것이다. 공범인 정경심씨가 재판을 받는 기간에 정지됐던 조민씨의 부산대 입시 비리 관련 공소시효가 작년 1월 정경심씨의 유죄(징역 4년) 확정으로 다시 진행됐기 때문이다.

조국 전 장관도 올해 1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해당 혐의를 부인하고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조 전 장관이 관여돼 있는 서울대 입시 비리 혐의는 여전히 공소시효가 정지돼 있다.

현재 조민씨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부장 김민아)가 수사 중이다. 정경심씨가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검찰은 조민씨를 입시 비리 혐의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조국 일가’의 입시 비리 혐의가 법원에서 유죄로 나올 때마다 검찰은 “조민씨에 대한 사법 처리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처분을 미뤄왔다.

그런데 최근 조민씨가 태도 변화를 보이면서 검찰이 기소 여부를 두고 장고에 빠졌다고 한다. 조민씨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저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말하며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씨 공소시효가 오는 8월까지 남아있다는 본지 보도가 나오자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씨는 지난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며 고려대와 부산대 입학 취소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씨 변호인은 지난 10일 부산고법에 부산대 의전원 입학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 대한 항소취하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