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 대표 김민재 선수가 소속했던 에이전트 업체가 “직원이던 최모(36)씨가 지난 2018년 김 선수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며 받은 수수료 6000만원을 가로챘다”며 최씨를 횡령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앞서 최씨는 프로 축구단 감독에게 선수 입단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지난달 26일 검찰에 구속된 상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에이전트 업체 A사는 2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최씨에 대한 고소장을 냈다. A사는 고소장에서 최씨가 2018년 초 회사 소속 에이전트로 선수들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면서 김민재 선수 등 3명에게 수수료 총 9500만원을 받은 뒤 회사 계좌에 넣지 않고 본인이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선수는 전북 현대 모터스에서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는데 이때 최씨가 김 선수에게 수수료 6000만원을 요구해 자신의 계좌로 입금받았다는 것이다. 현재 김 선수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또 최씨가 같은 시기에 오모 선수와 전모 선수에게 수수료로 각각 2500만원, 1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있다고 A사는 주장했다.
A사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충정 박지훈 변호사는 “검찰에서 최씨와 관련한 참고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최씨가 김민재 선수 등 3명에게 수수료를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게 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직원 최씨가 회사 매출인 수수료를 횡령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A사는 고소장에서 최씨의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했다. 최씨가 2017년 말 다른 전모 선수를 한 프로 축구단에 입단시키는 계약을 교섭·체결한 뒤 “축구단 사장과 출신 대학 축구부 감독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고 속여 5000만원을 받아갔다는 것이다. A사는 고소장에서 “최씨가 축구단 사장이나 대학 감독에게 돈을 줄 생각이 전혀 없으면서 전모 선수를 속여 돈을 챙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씨의 변호인은 “고소 내용을 검토한 뒤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 김현아)는 프로 축구단 선수 입단 관련 금품 수수 사건을 수사해 왔다. 이에 따라 임종헌 전 프로축구 2부 리그 안산 그리너스 FC 감독이 최씨에게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선수 2명의 해외 구단 입단 청탁과 함께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프로 축구단 코치 신모씨와 대학 감독 김모씨도 같은 시기 각각 2000만원과 700만원을 최씨에게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검찰은 안산 그리너스 FC의 전직 대표와 스카우트 담당자에 대해서도 선수 입단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