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동 호텔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이 의혹의 핵심 인물인 민간사업자 황모씨가 성남시 관내 다른 호텔의 용적률 상향에도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자동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최근 성남시 등으로부터 성남 분당구 서현동 소재 A 관광호텔의 인허가 관련 자료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황씨가 A호텔의 개발 방향과 관련된 연구 용역을 맡고 나서 성남시가 해당 부지의 용적률을 늘려준 정황을 살피기 위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호텔은 관광개발업체인 B사가 2017년 개장한 관광호텔이다. B사는 A호텔 건립을 위해 지난 2013년 3월 서현동 일대 부지를 270억원에 매입했다. 당초 성남시 지구단위계획상 이 부지는 용적률이 350%, 최고 층수는 6층으로 제한돼 있었다. 그런데 B사가 부동산 컨설팅업체 ‘피엠지플랜’에 연구 용역을 맡긴 뒤인 2014년 11월 성남시는 이 부지의 용적률을 450%로, 최고 층수를 10층으로 높여줬다. A 호텔은 2017년 12월 개장했고, B사는 1년 반 가량 지난 2019년 5월 호텔을 835억원에 팔았다.
A호텔의 연구 용역을 맡은 피엠지플랜은 황씨가 소유한 컨설팅 업체로, 2013~2014년 성남 분당구 정자동 옛 백현유원지 부지 개발 방안과 관련된 연구 용역을 맡아 “호텔 건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런데 이듬해부터 이 부지에 호텔 사업을 추진한 베지츠종합개발의 최대주주 역시 황씨인 것으로 추후 밝혀졌다. 관련성 깊은 두 회사가 연구 용역과 사업 시행을 모두 맡은 것이다. 베지츠가 이 부지를 임차해 호텔을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가 각종 특혜를 주면서 대부료를 낮췄다는 의혹도 제기돼 검찰이 수사 중이다.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황씨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에도 얽혀 있다. 황씨는 2014년 11월 정씨 지시로 분당차병원 측 관계자를 만나 ‘성남FC에 30억원을 후원하라’는 제안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병원은 실제 성남FC에 33억원을 후원했는데 이후 성남시로부터 용도변경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차병원은 이와 별도로 피엠지플랜에 10억원대 연구용역을 맡겼는데 이 역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업체 측은 “서현동 호텔 용역은 적법하게 진행됐으며 정자동 호텔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