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간 만료를 앞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추가 구속 여부를 두고 검찰과 김씨측이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전 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씨를 통해 가짜뉴스를 만들었다는 점을 들어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변호인은 ‘별건 수사’라며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재판장 이준철)는 6일 오전 10시부터 김씨에 대해 횡령과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영장을 발부할지 여부에 대한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씨가 과거 기자경력을 악용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증거인멸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김씨는 전 언론노조위원장인 신학림씨에게 허위 인터뷰 대가로 1억 6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조우형 관련 사건을 덮어 줬다’는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하게 했다”며 “신학림은 인터뷰를 녹취한 다음 뉴스타파 기자, 대표 등과 수차례 협의하는 등 보도에 적극 관여했다”고 했다.
검찰은 또한 “김씨는 대장동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언론을 통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새로운 범죄행위도 주저하지 않았다”며 그가 남욱, 조우형씨에게 허위 인터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 검찰, “김만배, 남욱에게 ‘이재명이 살아야 우리가 산다’ 며 ‘그분’ 번복 지시”
‘대장동 그분’ 논란과 관련, 남욱씨는 2021년 10월 대장동 사건 직후 언론인터뷰에서 ‘김만배는 유동규를 ‘그분’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했었다. 검찰은 “그러자 김씨가 남욱에게 전화해 ‘이제 우리랑 이재명은 한 배를 탔다, 이재명이 살아야 우리도 산다’고 말하는 등 번복을 종용했다”며 “이후 남욱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그분은 이재명이 아니다. 이재명은 (대장동) 사업권을 오히려 빼앗아갔다’는 허위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러한 남욱의 진술은 그대로 언론에 보도됐고 결국 김씨는 남욱을 통해 여론 조작을 도모했다”고 했다.
검찰은 또한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 대한 김씨의 ‘허위 인터뷰 지시’와 관련, “(김씨가) 2021년 10월 조우형에게 ‘영학이 **가 미친 짓을 했다. 이 사건은 게이트가 되면 안 된다. 유동규의 뇌물사건으로 정리해야 한다’며 허위 인터뷰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영학씨가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해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자 대출브로커 조우형씨에게 민주당 대선후보이던 이재명 대표와의 연관성을 차단하기 위한 허위 인터뷰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후 조씨는 “그분은 유동규다.100%다. 이건 유동규의 개인 일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는 언론 인터뷰를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또한 해당 언론사가 조씨 입장은 담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인터뷰 과정에서 ‘대검 중수부에서 제 계좌를 압색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고 ‘예금보험공사에서 제 계좌를 들여다봤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인터뷰 후 한참이 지난 2022년 2월 대선 국면에서 조씨의 말을 보도하면서 ‘조씨가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받는 과정에서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는 식으로 왜곡 보도했다는 것이다. 해당 기자는 이후 뉴스타파로 이직했다.
검찰은 “김씨 스스로 허위 인터뷰를 해 뉴스타파에 보도했을 뿐 아니라 남욱, 조우형을 통해 허위 인터뷰를 종용했다”며 “여론을 호도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반면 김씨 변호인은 검찰이 별건 수사를 위해 김씨 구속을 연장하려 한다고 맞섰다. 김씨 변호인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2년이 다돼 가는 시점에서 1년 6개월 구속됐던 김씨를 다시 구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남욱 등 다른 피고인과 달리 검찰이 원하는 내용을 진술하지 않는 점이 (추가 구속영장 요청 사유로) 의심되고, 형평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김씨는 형사소송법상 정해진 1심의 구속 기간인 6개월의 3배나 되는 기간 동안 구속됐다”며 “전례가 없는 가혹한 조치”라고 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사적인 이야기를 빼고 사건의 97%이상 말했다고 생각한다”며 “화천대유 직원들이 수표를 바꾸는 행위 등은 범죄수익 은닉의 형태로 보일 수 있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거인멸을 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재판부도 잘 판단해 달라”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을 종합해 오후 6시 이전에 구속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