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27일 새벽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9시간 17분의 영장실질심사 끝에 이날 오전 2시 23분쯤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이 대표는 풀려났다.

검찰은 지난 18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위증 교사(敎唆)’ 등 세 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유 부장판사는 이중 위증 교사 혐의에 대해선 “혐의가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의혹에 대해선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이 대표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했다.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2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휠체어를 타고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유 부장판사는 또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유 부장판사는 “위증 교사 및 백현동 개발 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물적 자료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북 송금 혐의의 경우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이 대표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 소식이 들리자 서울구치소 앞에 모인 지지자 150여 명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26일 민주당 원내대표를 선출된 홍익표 의원을 비롯해 정청래,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고민정, 김영진, 문정복, 양이원영, 천준호, 김승원, 김원이 의원 등 현장에 모인 민주당 의원들도 기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다음은 유창훈 부장판사가 밝힌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사유 전문.

①혐의 소명에 관하여 본다.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 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대북송금의 경우,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을 비롯한 현재까지 관련 자료에 의할 때 피의자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②증거인멸의 염려에 관하여 본다. 위증교사 및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북송금의 경우,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하여 피의자의 주변 인물에 의한 부적절한 개입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있기는 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한 점, 이화영의 기존 수사기관 진술에 임의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고 진술의 변화는 결국 진술 신빙성 여부의 판단 영역인 점,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및 피의자가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③위에서 본 바와 같은,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하여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