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백현 마이스’ 사업을 대장동‧위례 민간업자들에게 맡겨보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민간업자들이 위례 개발 사업을 큰 잡음 없이 진행시키자, 이 대표가 다른 개발 사업도 이들에게 검토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씨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재판에 출석해 “이 대표가 ‘남욱하고 정영학에게 (백현 마이스 사업도) 던져줘봐라’라고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성남시의 백현 마이스 개발 사업은 분당구 정자동에 회의‧관광‧전시 등 복합 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유씨는 2015년 이 대표가 백현 마이스 산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안전부 인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자, 남욱‧정영학 등 민간업자들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백현 마이스 사업에 대해 (행안부)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면서 “(사업) 방법을 고민하니 이재명이 ‘남욱하고 정영학 등에게 한 번 더 줘봐라’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남욱 등을 접촉하라고 한 이유는 민간업자들이 위례 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라고 유씨는 말했다. 성남시가 2013년 위례 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남욱 등 민간업자들은 컨소시엄 구성과 자금 조달 등에 관여했다. 당시 미래에셋증권 등이 갑자기 사업에 불참해 문제가 생기자, 남욱 등은 호반건설과 부국증권을 대신 끌어들이면서 상황을 수습했다.
검찰이 “남욱 등이 위례 사업 성공에 도움을 줬다고 보고했고, 그랬기 때문에 그 뒤에 이 대표가 백현 마이스와 관련해 남욱·정영학이 해보게 하라고 언급했다는 취지냐”고 묻자 유씨는 “네”라고 답했다.
유씨는 또 위례 신도시 사업 후 남욱 등이 2014년 성남시장 재선을 돕겠다고 한 점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유씨는 “”이 대표가 (보고를 듣고) 피식 웃었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고 피식 웃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