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산망이 올해 초 악성 코드에 감염됐던 것으로 30일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올해 초 보안 일일 점검 중 악성 코드가 감염된 것을 탐지 확인했다”면서 “일부 데이터가 빠져나간 흔적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대남 공작 총사령부인 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 라자루스의 소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악성 코드에 감염된 법원 서버는 소송 서류 등이 임시 저장됐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서버라고 법원행정처는 전했다. 행정처는 이 서버가 해킹 공격을 받아 일부 자료가 유출된 사실은 확인했지만 어떤 자료가 언제, 어떻게,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서버에는 판결문 등 법원이 작성한 문서뿐 아니라 재판 당사자들이 제출한 소장, 답변서, 준비 서면을 포함한 다양한 자료들이 대규모로 저장돼 있다. 이 자료들이 외부로 유출되면 재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우려가 있다.
한 법조인은 “최근 정부 전산망이 잇따라 ‘먹통’이 됐지만 원인과 대책이 분명하게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법원 전산망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에 대해 믿을 만한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