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의 녹취록에서 송영길 전 대표의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가 4일 재판에서 “송 전 대표가 (2021년 5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된 뒤) 캠프 해단식에서 ‘도와줘서 고맙다’고 나에게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송 전 대표와 20년 넘게 알고 지내며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라고 한다.
김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2부(재판장 김정곤)의 윤관석 의원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박용수씨에게 5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사가 “2021년 6월 6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송영길 캠프 해단식 때 송 전 대표와 같은 테이블에서 아침 식사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김씨는 “네”라고 했다. 김씨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제 손을 끌고 그 테이블에 앉게 했다”면서 “자리에 앉자 송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나에게) 말했다”고 했다.
또 검사가 “송 전 대표의 감사 인사가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 박씨에게 (당신이) 5000만원을 건넨 것을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했느냐”고 묻자, 김씨는 “당연하다. ‘자금이 어려울 때 도와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하는구나’라고 인식했다”고 했다.
김씨는 5000만원을 전달한 과정도 증언했다. 2021년 4월 19일 지인에게 1000만원짜리 수표 5장을 빌린 뒤 은행 지점 세 곳을 찾아 현금 5만원권으로 바꿨다고 했다. 같은 날 그 돈을 바지 주머니 등에 넣고 송영길 캠프 사무실로 갔지만 송 전 대표가 없어서 박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이다. 김씨는 “박씨에게 ‘밥값이나 하라’고 했더니 박씨가 ‘왜 이렇게 많이 가져오셨느냐, 잘 쓰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검사가 “박씨에게 5000만원을 건네면, 이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고 송 전 대표의 의사와 이익에 맞게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냐”고 묻자, 김씨는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박씨는 지난달 재판에서 김씨에게 5000만원을 받았다고 하면서도, 송 전 대표에게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박씨는 김씨에게 받은 5000만원 등으로 돈봉투를 만들어 윤관석 의원에게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있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오는 8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를 피의자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경선 캠프 소속 인사들이 현역 민주당 의원 약 20명과 지역상황실장, 지역본부장 등에게 총 9400만원을 뿌리는 데 관여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송 전 대표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