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뉴스1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과 ‘윤석열 커피’ 허위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에 대장동 민간 업자들과 통화에서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과 관련 없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의힘 쪽으로 화살을 돌릴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반부패1부장)은 대장동 관계자에게서 “김만배씨가 2021년 9월 15일 당시 미국에 있던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 변호사와 6차례 통화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한다.

이날은 김씨가 신학림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당일이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주임검사 시절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에게 커피를 타주며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거짓 내용을 말했다.

당시 김씨는 남 변호사와 통화에서 인터뷰 내용을 설명하면서 “대장동 의혹이 이재명과 관련 없다는 여론을 형성하고 국민의힘 쪽으로 화살을 돌릴 것” “이런 식으로 여론을 끌고 갈 것” 등으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씨가 대선 관련 여론 조작을 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김씨가 같은 날 배모(천화동인 7호 소유주) 전 기자와도 5차례 통화하면서 “(언론계) 선배들과 상의해 (여론을) 다 뒤집을 거니까 알고 있어라”라고 말했다는 대장동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배씨는 같은 언론사에서 선후배로 근무했던 사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씨가 2021년 10월 대장동 민간 업자들에게 “대선 프레임을 바꿔보려고 기자들에게 활동비를 뿌리고 있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관계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김씨는 신씨와 허위 인터뷰를 한 뒤에 ‘책 세 권 값’ 명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6500만원을 신씨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돈이 김씨가 언급한 활동비에 해당할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뉴스타파는 지난 대선을 사흘 앞둔 작년 3월 6일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를 보도했다. 당시 신씨는 뉴스타파 전문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씨는 올해 1월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에게 “2021년 9월 김씨에게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5일 후에 신씨는 뉴스타파 전문위원에서 사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