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펀드 사태’의 주범으로 징역 30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인 김봉현(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씨가 지난 2020년 10월 자신이 낸 ‘옥중 편지’는 민주당의 ‘정치 공작’에 따른 것이라고 13일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A4 용지 11장 분량의 ‘자필 편지’를 공개했다.
◇”민주당 측 공작으로 야당·검찰 공격”
4년 전 김씨의 옥중 편지에는 “검찰 측에서 ‘민주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 정도를 잡아주면 보석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는 회유를 받았다” “국민의힘 쪽 로비도 얘기했지만 오직 민주당 정치인만 수사가 진행됐다” “검사에게 술 접대를 했다” 등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김봉현씨는 이날 민주당 측 이모 변호사가 2020년 9월 거의 매일 구치소로 찾아와 ‘검찰을 믿지 말고 민주당 편에서 검찰을 공격하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모든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 주겠다’고 설득해 옥중 편지를 넘겼다고 했다.
김씨는 “민주당의 거듭된 정치 공작에 걸려들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검사들을 공격했다”며 “(민주당 측이) 계획적으로 접근해서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박은정, 秋 장관에게 감찰 내용 직보”
2020년 10월 김봉현씨의 옥중 편지가 공개되자 민주당은 “검찰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당시 추미애 법무장관은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하고 감찰을 지시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옥중 편지가 보도된 당일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던 박은정 전 부장검사가 찾아와 ‘(당신은) 대한민국 검찰개혁의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우며 법무부 감찰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했다”면서 “박 감찰담당관이 내가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로 추미애 장관에게 감찰 내용을 직접 보고했다”고 밝혔다. 박 전 부장검사는 최근 조국혁신당에 입당했다.
◇“안진걸 단체는 민주당 공작 선봉대”
김봉현씨는 이날 자필 편지에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도 거론했다. 김씨는 “민생경제연구소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정치 공작의 선봉대”라며 “대상 선정 후 정치 공작, 집회 및 고소·고발 건을 진행하는 조직”이라고 했다. 그는 “안 소장은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대학 후배”라고 했다.
김씨는 또 자신을 회유했던 이모 변호사가 민생경제연구소에서 간부로 활동했다면서 이 변호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개입해 ‘정치 공작’을 시도했다고도 했다. 2021년 말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핵심 피의자 이모씨가 도주했다가 체포된 적이 있는데, 당시 김씨가 이씨와 이 변호사를 연결시켜줘 변호를 맡게 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가 이씨에게도 ‘폭로 편지’를 요구했다가 거부당하면서 ‘정치 공작’에는 실패했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또 김씨는 민주당 측에 협조한 대가로 자신의 보석 석방을 위한 청탁성 입법이 추진됐다고도 했다. 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2명은 2021년 7월 이미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김씨는 “이 변호사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과 함께 조국 전 법무장관을 만났고 조 전 장관이 직접 국회의원들에게 연락을 해서 법안 발의가 조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김씨는 개정안이 발의된 2021년 7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편 이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김씨의) 저의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김씨에게 옥중 편지를 작성하게 한 혐의로 작년 3~4월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모두 기각됐다. 조국혁신당도 김씨의 주장은 허위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