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번 후보인 박은정 전 부장검사의 남편 이종근 변호사가 2조8000억원대 코인 사기 사건도 수임했던 것으로 29일 전해졌다. 앞서 이 변호사는 1조1900억원대 휴스템코리아 다단계 사기 사건을 맡아 22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졌다. 이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가 작년 3월 변호사 개업을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작년에 이 변호사는 ‘브이글로벌 코인 사기’ 사건을 수임했다. 이는 코인 업체 브이글로벌이 발행한 코인 ‘브이캐시’에 투자하면 300% 수익을 보장하겠다면서 투자자 5만여 명에게 2조8000억원을 가로챘다는 사건이다.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씨는 2021년 7월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25년을 확정받았고, 도주했다가 뒤늦게 붙잡힌 관계사 대표 곽모씨는 작년 7월 브이글로벌의 범죄수익 6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변호사는 곽씨 사건을 수임했고, 곽씨는 작년 12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변호사는 최근 IT 업체 와콘이 발행한 가상 화폐 ‘이더네시아 사기’ 사건과 관련해 이 회사 대표 변모씨 등에 대한 고소 사건도 경찰 수사 단계에서 수임했다. 변씨 등은 ‘이더네시아 코인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고수익을 지급하겠다’며 투자금을 받았다가 제때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고 한다.
이종근 변호사가 코인 사기 사건을 수임한 것과 관련해 그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2019년 법무부 정책보좌관으로 ‘가상 화폐 대책 태스크포스’ 실무 총괄을 맡았던 것도 주목받고 있다. 2018년 1월 박상기 당시 법무장관은 ‘가상 화폐 거래소 폐쇄안’을 발표했다가 코인 투자자들의 반발로 철회하기도 했다. 코인 규제를 담당했던 이 변호사가 코인 사범을 변호한 것을 두고 법조인들은 “다단계 사건을 수사하던 이 변호사가 다단계 사기범들에게 거액을 받고 변호한 것 못지않게 부적절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