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DB

학생들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 성신여대 교수가 항소심에서 1심보다 높은 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재판장 남성민)는 준유사강간·강제추행·피감독자간음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수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항소심은 1심이 유죄를 선고한 준유사강간 혐의는 무죄로, 무죄로 본 피감독자간음 혐의는 유죄로 각각 뒤집었다. 1심은 A씨의 준유사강간 혐의에 대해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해 있는 피해자를 성추행했다고 봤지만 항소심은 “술을 마신 때부터 상당 시간이 지나 피해자가 항거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A씨와 학과가 다른 피해자에 대해 ‘보호 감독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피감독자간음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던 1심과 달리 “피해자에게 피고인은 아버지와 같은 사람으로 인식되는 등 사실상 보호 감독을 받았다는 법률상 평가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A씨는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경험하지 않고는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구체적”이라며 1심과 같이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제자인 피해자들이 평소 자신을 아버지처럼 존경하고 따르는 친분 관계 등을 이용해 간음하거나 강제추행해 죄질이 나쁘다”면서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했다.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가중처벌한다는 성범죄 양형기준에 따라 형을 늘린 것이다.

A씨는 지난 2017년 1∼3월 술을 마신 뒤 자신이 관리하는 학회 소속 학생들을 개인 서재에 데려가 입맞춤을 하는 등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작년 10월 1심 선고 때 법정 구속됐다. 앞서 2018년 성신여대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