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의 핵심 인물인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와 티메프 경영자들이 한 달만에 다시 구속 갈림길에 섰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18일 결정된다.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특경법상 사기,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류광진 티몬 대표·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이들은 1조5950억원 상당의 정산 대금을 편취하는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혐의를 받는다.

구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40분쯤 법원에 출석하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제 책임을 분명히 통감하고 있고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혹시 불구속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고객, 판매자, 그리고 많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불철주야 회사를 위해 매진해 준 임직원들에게도 정말 죄송하다”며 “오늘 재판에 임해 성실히 답하겠다”고 했다.

작년 12월 미정산 사태에 대비해 티몬 계좌에 있는 인터파크 정산 예정금 250억원을 미리 다른 법인 계좌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 맞는지, 큐텐 등이 티몬과 위메프에 대해 240억원 상당의 채권이 있다고 신고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 42분쯤 잇따라 출석한 류광진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구 대표에게 있다는 입장 유지하는가” “티몬 정산 대금으로 위시 인수·큐익스프레스 일감 몰아주기 결정에 관여했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왼쪽부터)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가 지난달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검찰은 이들이 미정산 사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무리하게 기업을 운영해 정산 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들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피의자에게 범죄 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으므로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있다”며 지난달 10일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검찰 접수된 고소장 110여건과 피해자를 전수조사 하는 등 수사를 보강해왔다. 이에 구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에는 배임액과 횡령액을 각각 28억원, 128억원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구 대표가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도 티메프의 정산 예정금 500억원 상당을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위시’ 투자에 유용한 정황 등을 구속영장에 추가로 적시했다.

구 대표는 정산 대금을 지급할 수 없을 만큼 경영이 악화된 사실을 알고도 류광진, 류화현 대표와 공모해 판매자들을 속여 1조5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대금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는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에 총 720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총 799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에 여러 차례 실패하자 자본 잠식 상태에 있던 티메프 등을 인수한 뒤 이른바 ‘쥐어짜기’로 큐텐의 운영자금을 마련해 왔다고 보고 있다.

티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한 혐의를 받는 류광진 티몬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구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15분쯤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구체적으로 많은 혐의들에 대해 제 입장을 상세히 소명했으나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며 “책임에 대해 통감하고 반성한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구체적인 얘기를 피하고 싶다” “실질적으로 기억이 나지 않거나 알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