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들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진호·윤갑근·배보윤 변호사.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들은 8일 윤 대통령을 내란·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선임계를 내러 갔으나 출입을 거절당해 돌아왔다고 8일 주장했다. 반면 공수처는 “변호인 측이 면담을 요구해 먼저 선임계를 제출하라고 했으나, 내지 않고 돌아갔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의 한 사무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늘 변호인 선임계를 공수처에 제출하고 오늘부터 논의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다”며 “그쪽에서 반응이 없어 돌아왔다”고 말했다.

윤갑근·배보윤·송진호 변호사는 오전 10시쯤 공수처를 방문해 직접 세 사람의 선임계를 제출하려고 했다고 한다. 윤 변호사는 “선임계를 내려고 했는데 민원실에 맡겨놓고 오라고 해서 그냥 돌아왔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일반 전화로 공수처장하고 부장검사 쪽에 메모를 전달하고 필요하면 우리에게 전화해달라고 메모를 남겼는데 전화가 안 왔다”면서 “30분 이상 기다렸는데 그래도 전화가 안 와서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변호사는 ‘공수처 출입을 거부당했다는 말이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공수처는 정부과천청사 5동에 있다. 출입증이 없는 방문객이 건물에 들어가려면 먼저 청사 민원동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공수처 담당자 확인을 거쳐 방문증을 받아야 한다. 방문증 발급 절차에 공수처가 협조하지 않아 선임계를 내지 못했다는 게 윤 대통령 측 입장이다.

◇공수처 “오늘 신임 검사 면접 일정…선임계부터 내야”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선임계를 거부한 게 아니라 저희한테 접수가 안 됐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팀에 전화로 면담을 요청해 온 것은 맞지만, 면담할 상황이 아니고 선임계를 낸 다음에 면담이 가능하다는 절차를 설명하니 그냥 돌아간 것”이라고 했다.

공수처는 이날 신임 검사 임용을 위한 면접 일정으로 면담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하루 종일 신임 검사 면접 일정이 있어서 (면담할) 상황 자체가 안됐다”고 했다. 이어 “사건 관련 논의는 변호인과 해야 하는데, 선임계가 접수돼야 변호인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라며 “변호인이 누구인지 모르는데, 변호인 아닌 사람과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공수처는 선임계는 민원실에 내거나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아직 민원실에도 접수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