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윤석열 대통령 측이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재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연합뉴스

지난 15일 오전 10시 33분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한 뒤 한 차례 조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6일 오후 2시 21분 “윤 대통령측은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오후 1시 50분쯤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취지로 불출석 의사를 밝혀왔다”고 언론에 공지했다.

공수처는 15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10시간 40분동안 윤 대통령을 조사한 뒤, 이날 오전부터 조사를 재개할 예정이었다고 앞서 밝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에서 건강상 이유를 들어 조사를 미뤄달라고 요청해 오후 2시까지 출석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 공수처 설명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공수처의 2차 조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윤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고 어제 충분히 입장을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받을 게 없다”고 했다.

전날 조사에서 비상계엄의 정당성과 내란죄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개괄적 입장을 밝혔으므로 추가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취지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변호인을 통해 들어온 의견은 없다”는 취지로 공지했는데, 출석을 요구한 시간을 10분가량 앞두고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이다.

공수처는 오후 5시 서울중앙지법 형사32단독 소준섭 판사 심리로 체포 적부 심사가 열리는 점, 1차 조사 당시 준비한 200쪽 이상 질문을 모두 물어보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바로 청구하는 등의 강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체포 적부 심사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절차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윤 대통령의 체포 적부 심사를 앞두고 청사 주변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