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정원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여덟 번째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홍장원 메모’는 거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작성했다는 이 ‘체포 명단’ 메모에는 여야 대표와 국회의장, 전직 대법원장 등 10여 명의 이름이 적혀 있어 큰 논란이 됐다. 홍 전 차장은 앞서 헌재에서 “윤 대통령에게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전화해 명단을 받아 적었다”고 증언했다.

조 원장은 이날 “홍 전 차장의 헌재 증언 이후 확인을 해보니 사실관계가 달랐다”고 했다. 그는 “여 전 사령관과 통화했다는 시각, 국정원장 공관 앞에서 메모를 썼다고 했지만 (홍 전 차장은) 국정원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 CCTV로 확인했다”고 했다. 또 “메모는 홍 전 차장이 처음 쓰고 보좌관에게 정서(正書·바르게 씀)를 시켰다고 했는데, 보좌관에게 확인해보니 계엄 당일 정서한 이후 다음 날 다시 ‘기억나는 대로 다시 써달라’고 했다고 한다”며 “(보좌관이) 기억을 더듬어 쓴 메모에 누군가가 가필한 것이 지금의 메모”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를 지시했다는 의혹의 핵심 물증의 신빙성을 흔든 것이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의 진술과 메모지가 허위·조작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한편, 헌재는 이날까지 예정된 증인 신문을 모두 마치고 18일 오후 2시 기일을 추가로 지정했다. 변론 종결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다음 기일엔 남은 증거를 조사하기로 했다. 헌재는 또 14일 평의를 열어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한덕수 국무총리 등 5명의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추가 증인이 채택되면 기일이 한두 차례 더 열릴 수는 있지만, 변론은 이달 말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선고는 3월 초중순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