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근 변호사는 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 첫 공판 준비 기일에 출석하면서 “(재판이 길어질 경우)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영향이 없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재판에 출석했는데, 오후 3시부터는 헌재에서 탄핵 심판 10차 변론 기일이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뉴스1

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 34분쯤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윤 변호사는 “일정이 너무 촉박해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헌재 (탄핵 심판)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탄핵 심판에 출석하지 않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직접 발언 여부에 대해선 “재판 진행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아직 기록 복사도 안 된 상태라 공판 준비 기일은 충분히 준비가 안된 상태”라며 “구속 취소에 대한 심문에 성실히 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 준비 기일에선 윤 대통령의 구속 취소 심문도 함께 열린다. 윤 변호사는 “법문상으로나 법리적으로 봐도 현재 불법 구금 상태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하다”며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결정을 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구속 기간이 만료됐다는 입장이 여전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윤 변호사는 “구속 취소 청구 사유 중 하나”라고 했다. 비상계엄이 내란이 아니라는 입장도 여전하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공판 준비 기일이 열리는 20일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 호송차가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 호송차량을 타고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오전 8시 55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판 준비 기일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다. 공판 준비 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사건의 쟁점 등을 정리하는 절차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가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로 지난달 26일 구속 기소됐다.

경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인근에 경력 약 3000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법원도 필수 업무 차량을 제외한 일반차량의 통행을 전면 금지하고, 일부 출입구를 폐쇄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공판 준비 기일이 열리는 20일 오전 윤 대통령 탑승 호송차량 행렬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