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이준희). /뉴스1

구독자 1160만명을 보유한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의 과거 사생활을 폭로하지 않는 조건으로 협박해 수천만원을 받아 챙기는 등의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20일 1심 재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박이랑 판사는 이날 구제역과 유튜버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과 쯔양의 전 남자친구이자, 전 소속사 대표인 이모씨의 변호인인 최 모 변호사 등의 협박 및 공갈, 공갈방조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구제역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사생활을 빌미로 경제적 이득을 취득한 행위에 대해 경각심이 흐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약점을 이용해 재물을 갈취하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며, 법정에서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주작감별사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160시간의 사회 봉사를, 카라큘라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240시간 사회 봉사명령을, 크로커다일에는 벌금 500만원을, 최 변호사에게는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 중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였던 구제역과 최 변호사는 이날 선고 후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는 2023년 2월 쯔양에게 “탈세와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제보받았다. 돈을 주면 이를 공론화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겁을 줘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구제역은 또 2021년 10월 쯔양에게 “네가 고소를 남발해 소상공인을 괴롭힌다는 영상을 올리겠다”는 취지로 위협(협박)하고, 같은 달 아프리카TV BJ수트(본명 이현민)에게 “네 스캠코인 사기 의혹 영상을 내려줄 테니 내 변호사비를 대납해달라”며 2200만원을 갈취(공갈)한 혐의도 있다. 구제역은 또 지난해 5월 쯔양에게 “탈세 등 의혹이 공론화되길 원치 않으면 내 지인의 식당을 홍보해달라”고 요구해 강제로 촬영하게 한 혐의(강요)도 받는다.

먹방 유튜버 '쯔양'(박정원)이 지난해 11월 1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입장 표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카라큘라는 지난 2022년 BJ수트에게 “네 스캠코인 사기 범행을 폭로하는 기사가 보도될 건데, 무마하려면 돈을 달라”는 취지로 겁을 줘 3000만원을 갈취한 혐의(공갈)와 쯔양에 대한 구제역의 공갈범행을 방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크로커다일은 구제역에게 “쯔양 폭로 영상을 올리기보다 직접 돈을 뜯어내는 게 이익이다”는 취지로 권유해 공갈을 방조한 혐의다.

최 변호사는 이씨의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하며 알게 된 쯔양과 이씨의 혼전 동거 등 과거 사생활 등을 폭로할 것처럼 협박해 돈을 뜯어내고, 그의 정보를 구제역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박 판사는 최 변호사에 대해선 “피고인은 직업윤리를 지켜야 하는 변호사이자 기자이며, 특히 변호사는 기본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며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쯔양) 사생활 정보 등을 알고 있는 것을 기화로 자신의 업체 제품 홍보를 요구하고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구제역은 선고 후 “(피해자들의)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며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신변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박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사건은 지난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쯔양이 과거 문제로 유튜버들에게 협박을 당해 돈을 뜯겼다”고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쯔양은 “전 남자친구의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며, 강제로 술집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밝혔고, 이른바 ‘사이버 레커’의 폐해 등이 논란이 됐다. 사이버 레커는 온라인에서 자극적인 이슈를 퍼뜨리고 조회 수를 올리는 유튜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