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안모씨가 지난 2월 1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영화 '캡틴아메리카' 주인공 복장을 하고 인권위에 '윤 대통령 불구속 수사 권고'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와 만화 캐릭터 ‘캡틴아메리카’ 복장으로 중국 대사관에 침입하려 하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피운 후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안모씨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이스라엘 모사드(MOSSAD) 등 해외 기관 5곳의 신분증을 위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안씨는 2021년 1월부터 2월 사이 주거지에서 미국 성조기를 배경으로 증명사진을 촬영한 다음, 외국 정보기관 신분증을 만들어주는 웹사이트에 보내고 자신이 CIA 소속 요원이라는 내용의 신분증을 제작해달라고 했다. 같은 기간 모사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유엔안전정보보안국 소속 요원 및 미국 군인 신분증 제작도 의뢰해 국제우편으로 받았다.

안씨는 위조 신분증을 실제 활용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14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 대사관 앞에서 캡틴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자신이 중국을 혐오한다는 사실을 알리겠다며 난동을 피웠다. 차량이 나가는 과정에서 대사관 정문이 열리자 진입을 시도했으나 현행범으로 붙잡혔다. 안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미군 신분증 등을 제시하며 자신이 ‘블랙요원’ 마이클 피터스 대위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안씨는 지난 2월 20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나와 다음 날로 예정됐던 조사를 먼저 받겠다고 했고, ‘담당자가 없으니 다시 오라’는 현장 직원의 말에 “조사받으러 왔는데 손님 왜 안 받냐”면서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기물파손하면 긴급체포될 거 아니냐”면서 출입문을 깨트리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조아라)는 건조물침입미수, 모욕, 공용물건손상,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로 지난 17일 안씨를 구속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