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교정본부는 ‘의성 산불’의 확산 여파로 경북북부교도소 재소자 500여 명을 다른 교정시설로 대피시켰다고 26일 밝혔다. 전날 법무부는 경북북부제1~3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안동교도소 등 재소자 3500여 명을 대피시키기로 방침을 세웠으나, 밤 사이 교도소 주변 산불이 일부 진화되면서 500여 명만 대피시켰다고 한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이날 오전 7시 5분 언론 공지를 통해 “경북북부제2교도소 수용자 등 약 500명만 이송조치 하였다”며 “각 교정시설 직원들의 신속한 진화 활동과 바람의 방향 변화로 경북북부제2교도소를 제외한 교정시설 주변 산불 상황이 호전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북직업훈련교도소와 안동교도소 재소자는 대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한 이들이 복귀할 때까지는 수 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교정본부 관계자는 밝혔다.
교정본부는 “인적·물적 피해는 현재까지 없다”며 “향후 상황도 예의주시하며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산불이 경북북부교도소 인근까지 번지면서, 교도소 외벽 앞까지 불길이 번지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교정시설 관계자들은 시설 내 마련돼 있던 소방설비 등을 끌어와 자체적으로 수 시간에 걸쳐 진화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북부제2교도소는 국내 유일의 중(重)경비 교도소다. 과거부터 흉악범을 주로 수용해 ‘교도소 중의 교도소’로 불리는 악명 높은 곳이었다. 조직폭력배 김태촌과 조양은, 대도 조세형, 탈옥수 신창원, 여중생 성폭행 살해범 김길태, 초등학생 성폭행범 조두순, 토막 살인범 오원춘 등이 이곳에 수감됐었다. 작년 10월엔 ‘묻지 마 범죄자’ 20명을 옮겨 수감하기도 했다.
이 곳은 800여 개 수감실 중 700여 개가 5~6㎡ 넓이의 독방으로 이뤄져 있고, 방 안에는 24시간 CCTV가 작동한다. 수용자는 하루 1시간 운동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을 모두 독방에서 지내야 한다. 운동 시간에도 수용자끼리 만나지 않도록 동선이 철저히 분리돼 있고, 외부인 접견 등도 엄격하게 통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