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주 신임 대법관이 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마용주(56·사법연수원 23기) 신임 대법관이 9일 취임했다.

마 대법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법원은 법률 해석을 통해 규범적 가치를 선언하며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며 “법률의 문언을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소수자 보호와 미래지향적 가치 등을 위해 한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의 엄중한 상황 속 지난 몇 달 동안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헌법을 수호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며 사법부 본연의 임무인 재판을 충실히 하라는 것이었다”며 “너무나 당연하기에 오히려 소홀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면서,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마 대법관은 지난해 11월 조희대 대법원장의 임명제청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 소추로 직무 정지 상태였던 12월 26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다. 이후 절차가 지연되다가 지난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임명하며 이날 취임했다.

마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재판은 신속하면서 공정해야 한다”며 재판 지연 문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법관 임용·정원 관련 법률이 개정되고 법관의 인사 주기와 사무분담을 장기화하는 등 많은 성과가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사법부 전체의 역량과 업무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내부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또 “많은 분이 현재의 사법부 상황을 우려하면서 법관의 독립이 법관의 고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고언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선배 법관의 경험과 노하우를 존중하고 익혀서 발전을 이루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후배 법관의 고충을 이해하고 같이 해결하려는 소통과 배려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마 대법관은 “법은 절대적 이성의 산물이지만, 그 해석과 적용은 현실에 뿌리를 둬야 한다”며 “무엇보다 수범자인 국민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상식에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내린 결론은 상식에 맞는가, 여기에 답할 수 있어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올바른 결론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을 수호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킨 용감한 법관, 재판에 열과 성을 다하는 헌신적인 법관, 그렇지만 당사자, 특히 사회적 약자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법관이 되겠다”고 밝혔다.

경남 합천 출신의 마 대법관은 부산 낙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97년 서울지법에서 판사를 시작했다. 2017년부터 4년간 대법원 사건의 법리 검토를 총괄하는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을 연이어 맡았다.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윤리감사관을 지내 사법 행정에도 밝다. 마 대법관의 임기는 2031년 4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