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법 행정권 남용’ 사건의 실무 총책임자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항소심이 오는 8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항소심도 비슷한 시기에 결심이 예정돼 있어, 이르면 9월 이 사건 핵심 인물들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홍지영)는 2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차장의 항소심 공판에서 “6월 26일 한 차례 더 기일을 진행하고 8월 28일 정도에 결심하는 것을 예상한다”고 했다.
임 전 차장은 2012년 8월~2017년 3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으로 근무하며 사법 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로 2018년 11월 기소됐다.
임 전 차장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박근혜 정부의 도움을 받을 목적으로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소송 등에 개입하고, 블랙리스트로 지목된 ‘물의 야기 법관’을 별도 관리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이 기소되지 않은 ‘위안부 손해배상 재판 개입’ ‘전·현직 국회의원 6명의 재판 청탁 의혹’ 등 혐의도 받았다.
앞서 1심은 작년 4월 임 전 차장의 재판 개입과 판사 블랙리스트 관리 등 주요 혐의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죄를 선고했지만, 일부 혐의에서 유죄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 기간 대내외적인 비난과 질타의 대상이 됐다”며 “본 재판만으로도 5년 넘는 기간 동안 유죄로 판명된 범죄보다 몇 배 많은 혐의를 벗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하는 일종의 사회적 형벌을 치렀다”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