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서울고검이 재수사를 결정했다.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에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지 6개월여 만이다.
서울고검은 “대법원이 지난 3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전주(錢主) 손모씨 등 주가조작 공범에 대해 유죄를 확정한 점을 고려해 재기 수사 명령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권 전 회장 등은 검찰 수사 당시 “김 여사에게 주가조작 사실을 말한 적 없다”고 진술했는데, 이들의 유죄가 확정된 만큼 관련 진술을 다시 들어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에 대한 재수사는 서울고검 형사부가 직접 맡는다.
이 사건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가담한 전주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2021년 12월 권 전 회장과 손씨 등을 주가조작 혐의로 먼저 기소했고, 이들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재판 과정에서는 2010~2011년 김 여사 명의의 계좌가 이들의 주가조작에 이용된 사실도 인정됐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를 4년 6개월가량 끌어오다가 작년 10월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권 전 회장 등이 “김 여사에게 주가조작 사실을 말한 적 없다”고 진술한 점,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지 않은 점 등이 근거가 됐다. 김 여사는 두 차례 서면 조사, 한 차례 대면 조사에서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외부 의견을 듣는 수사심의위원회 절차 없이 내부 의견만으로 사건을 무혐의 종결해 논란을 불렀고, 이를 이유로 민주당은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수사 검사들을 탄핵소추까지 했으나 헌재에서 모두 기각됐다.
한편 서울고검은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에 대한 항고는 기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