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불법 도박 사실을 고백한 개그맨 이진호씨가 지난해 10월 22일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그맨 이진호(39)씨의 불법 도박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경찰에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완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부장 박성민)는 지난 21일 상습도박 혐의를 받는 이씨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를 경찰에 요구했다. 사건 관련자의 여러 계좌 및 이씨 등이 이용한 도박 사이트에 대한 조사를 보완하라는 취지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 송치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 결정 등을 위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앞서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약 6개월 만인 지난 15일 이씨를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이씨의 도박·사기 등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국민신문고 진정서를 접수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했고, 같은 해 10월 22일 그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다만 차용금 사기 혐의는 피해자 진술이 없어 인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전적인 손해도 손해지만, 무엇보다 저를 믿고 돈을 빌려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했다”며 “제게 남겨진 채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변제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과거 이씨는 도박 자금 충당을 위해 개그맨 이수근(50),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29·본명 박지민) 등 연예계 동료들에게 10억원대 돈을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방송국 관계자 및 대부업체에서도 수억 원을 빌려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5년 S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tvN ‘코미디 빅리그’ JTBC ‘아는 형님’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경찰은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보완수사 요구를 접수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