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의 참고인 신분으로 29일 검찰에 출석한 명태균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 시장 측과 7차례 만났다는 주장에 대해 “황금폰에 (증거가) 다 있다”고 주장했다. 황금폰은 명씨가 2019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사용한 휴대전화다.
명씨는 이날 오후 6시 30분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명씨는 “오 시장이 2021년 1월 22일 네 차례 전화해서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통화 녹음이 남아 있는지 묻자, “저는 원래 통화 녹음을 하지 않는다”고 명씨는 말했다. 다만 명씨는 “강철원(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연락을 주고 받은 내용이 황금폰에 다 있다”고 했다. 오 시장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직접 보고한 적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명씨 측은 작년 12월 황금폰을 검찰에 제출했고, 검찰은 포렌식을 통해 상당수 자료를 복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대가로 오 시장 대신 3300만원을 지급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사업가 김한정씨에 대해 명씨는 “처음 만난 것이 2021년 2월”이라며 “오 시장이 내 전화번호를 줬으니 김씨가 내게 전화한 것”이라고 했다. 3300만원에 대해선 “강혜경씨 통장으로 들어간 것”이라며 “그걸 제가 어떻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자신이 대가를 지급받지는 않았다는 취지다.
검찰은 이날 명씨와 오 시장의 첫 만남을 주선한 김영선 전 의원도 소환했지만, 명씨와 김 전 의원 간 대질조사는 없었다고 한다. 명씨는 “김 전 의원이 진술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서로 차이가 있는 점이 있다면 검찰이 대질 조사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 전 의원도 이날 오후 9시 12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와 귀가했다.
검찰은 오는 30일 명씨를 소환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추가로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