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한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특정 학생에게 올해 1학기 기말고사 시험 문제를 유출한 사실이 적발됐다. 해당 학생은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 교사가 해당 학생을 성희롱했다는 내용이 교내 성고충 상담 위원회에 접수된 사실까지 알려졌다.

전남도교육청은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전남 한 고교 교사 A씨를 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영어 과목을 담당하는 A씨는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 학생 B양에게 지난 7월 영어 시험 문제와 답 등을 A4 용지 1장 분량으로 적어 건넸다. 기말고사를 치르고 난 후 B양에게서 책을 빌린 한 학생이 그 속에서 영어 시험 문제와 답이 적힌 종이를 발견하면서 이런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는 B양의 기말고사 성적을 ‘0점’ 처리했다.

도교육청 감사에서 A씨는 “B양의 환심과 관심을 얻고 진학 실적을 올리기 위해 문제를 유출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은 “종이를 받을 때는 시험 문제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교육청은 또 B양이 1학기 중간고사 영어 과목에서도 만점을 받았지만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B양은 1학년 때부터 계속 1~2등급을 유지할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며 “1학기 중간고사는 유출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B양이 A씨에게 지난 9월 “손 좀 잡아주라”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교내 성고충 상담 위원회에 접수된 사실도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성희롱 혐의는 경찰 수사 중”이라며 이에 대해 따로 조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