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시·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후보 중 1명이 ‘단일화 방식 불공정’을 이유로 사실상 단일화 불참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에서는 3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 외 다른 후보가 없는 상태다.
조영달 예비후보(서울대 사범대학 교수)는 18일 서울 중구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교추협) 관계자들이 4년 전 박선영 후보 선거운동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공정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더 이상 교추협이 주도하는 후보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중도·보수 진영에서는 5명이 서울시교육감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조 예비후보와 박선영 전 동국대 교수, 이대영 전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이다. 이들은 지난 2월 여론조사(60%)와 선출인단 투표(40%) 결과를 합산하는 경선 방식에 합의하고 오는 30일까지 단일화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예비후보가 문제 삼은 것은 이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선출인단 투표다. 교추협 측은 자체 보유한 프로그램으로 선출인단 투표를 진행하고 개표 결과를 집계하겠다고 했는데, 조 예비후보가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이다. 조 예비후보는 “지난달 프로그램을 시연하겠다고 후보들을 모았는데 프로그램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며 “투표자가 서울시민인지도 검증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선 관리를 교추협이 아닌 선관위나 외부 전문기관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교추협은 반박 입장문을 내고 “교추협 관계자 대부분이 특정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는 것은 허위이며 경선 시스템은 다른 4명의 후보가 합의한 사안”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이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4년 전 교육감 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18년 선거에서는 박선영 예비후보가 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나서 36.15%를 얻었다. 조영달 예비후보는 중도를 표방해 따로 출마했고 17.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표를 합치면 당시 조희연 교육감이 얻었던 표(46.58%)를 넘기 때문에 단일화를 이뤘다면 승산이 있었던 셈이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보수 진영이 단일화를 해도 이긴다고 보장할 수 없는 선거인데 단일화 논의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이 부산교육감 출마를 위해 이날 사임했다. 2016년 6월 교총 회장에 당선된 지 약 6년 만이다. 하 회장은 지난해 12월 부산교육감 중도·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3선 출마 의사를 밝힌 김석준 현 부산시교육감과 맞붙을 전망이다. 교총은 권택환 수석부회장(대구교대 교수)이 이날부터 회장직무대행을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