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압구정동의 경계에 있는 청담고등학교가 내년 3월 서초구 잠원동으로 이전한다. 과거 잠원스포츠파크 부지에 학교 신축 이전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잠원동으로 이사를 가도 학교 이름은 ‘잠원고’ 등이 아닌 ‘청담고’로 유지된다. 그러자 일각에선 “잠원동인데 청담고라고 하니 이상하다” “수능 볼 때 잠원동이 아니라 청담동으로 가는 수험생이 나오겠다” 등 헷갈린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때 학교명을 무조건 바꿀 필요는 없다.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 졸업생 등 학교 관계자들이 학교명을 유지할지 변경할지 결정하면 된다. 청담고는 2019년 학교 이전 논의 과정에서 학교 관계자들의 약 60%가 학교명 유지를 원했기에, 잠원동으로 이전해도 청담고 명칭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청담고라는 이름은 앞으로 학교 관계자들이 학교 이름을 바꾸기로 의견을 모은다면 바꿀 수 있다. 학교가 ‘교명 변경 사유서’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록’ ‘이해 관계자 의견 수렴 절차 및 결과 증빙 서류’ 등을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해 교명 변경 절차를 밟으면 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는 계속 새로운 입학생이 들어와서 구성원들이 달라지는 곳이다 보니, 청담고가 내년에 잠원동으로 이사하면 학교 내부적으로 학교명에 대한 논의가 다시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잠원동의 청담고’처럼 학교 이름과 행정구역이 맞지 않아 헷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울 마포고등학교는 마포구에 없고 강서구에 있다. 마포고는 1953년 마포구 도화동에서 개교했는데, 1985년 강서구 등촌동으로 이전하면서 ‘강서구에 있는 마포고’가 된 것이다. 반면 강서고등학교는 강서구에 없고 양천구 목동에 있다. 1983년 개교 당시엔 강서구에 속했지만, 1988년 강서구 행정구역으로 있던 목동, 신정동, 신월동이 양천구로 분리되면서 ‘양천구에 있는 강서고’가 됐다. 비슷한 이유로 서울 영등포고등학교도 영등포구에 없다. 1959년 개교 당시 학교 위치가 영등포구에 속했지만, 1973년엔 관악구, 1980년엔 동작구로 행정구역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