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화교들은 수능 망쳐도 특별전형으로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화교는 수능 7등급도 서울대 의대 간다” “입시 학원 한 곳에서만 화교 68명이 의대 갔다”는 글도 전방위로 인터넷에 돌고 있다. 심지어 “대입 특별전형 등 화교 특별 혜택을 없애 달라”는 국회 청원까지 두 건 올라왔다. 해당 청원들은 동의 기준 5만명을 넘어 곧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에서 정식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런 주장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우선, 서울대 입시에는 화교(중국인)만을 위한 특별전형이 없다. 외국인과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인재특별전형’은 있지만, 이를 통해 서울대 의대에 합격한 중국인은 최근 3년간 전무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대에서 받은 ‘2022~2024학년도 글로벌인재특별전형 1유형 합격자’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외국인 99명이 서울대에 합격했다. 몽골 국적이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10명, 말레이시아 9명, 카자흐스탄 7명, 중국 7명, 우즈베키스탄 5명 순이었다. 서울대가 외국인 특별전형에서 특별히 중국인을 우대하지 않는 것이다. 합격한 중국인 7명도 의대는 아니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전국 30개 의대 재외국민·외국인 특별전형 선발’ 자료를 보면, 외국인 총 7명이 특별전형으로 의대에 입학했다. 연세대 3명(대만 2명, 캐나다 1명), 을지대 1명(뉴질랜드), 동국대 2명(중국), 가톨릭관동대 1명(미국) 등이다.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외국인은 1명도 없었다.

서울대는 다양한 국가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과 재외국민, 귀화 허가를 받은 결혼 이주민을 글로벌인재특별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 약학대와 첨단융합학부를 제외한 서울대 모든 단과대에 지원할 수 있다. 의대도 지원할 순 있지만, 합격자는 없었던 것이다.

2021년에도 “화교들이 특별전형으로 의대와 한의대에 쉽게 갈 수 있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과거 대만 대학들이 외국인 전형에서 부모 중 한 명만 외국인이어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기에, 우리나라도 소수 대학에서 상호주의 차원으로 대만 국적자는 부모 중 한 명만 외국인이어도 외국인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해 이런 얘기가 나왔었다. 하지만 국정감사에서 공정성 문제가 지적돼 2023학년도부터는 대만 국적 외국인에 대한 상호주의 역시 완전히 없어졌다.

사실이 아닌 루머가 확산된 데는 서울대 글로벌인재특별전형이 ‘깜깜이’로 운영되는 탓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는 이 전형의 지원자 수와 경쟁률, 평가 세부 사항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선발 기준도 ‘학업 능력, 언어 능력, 지원한 학과 관련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뽑는다’고 모호하게 안내하고 있다. 어떤 학생들이 입학하는지 전혀 공개되지 않으니 유튜버들이 틀린 주장으로 선동해도 서울대가 밝히지 않는 한 검증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