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남학생들에 대한 혐오 발언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독자 제공
강원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남학생들에 대한 혐오 발언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독자 제공

강원 지역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가 “남초딩(남자 초등학생)들 보면 혐오스럽다” “아들 생기면 낙태” 등 부적절한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교육계에 따르면, 강원교육청에는 최근 강원 원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계약제 교원으로 6학년 담임을 맡아 일하던 20대 교사 A씨가 소셜미디어에 부적절한 글을 잇달아 게시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학생들에 대한 혐오 표현을 쏟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소셜미디어에 “남초딩들 보면 혐오스럽다. 땀 흘리고 교실 들어오는 것, 흙먼지 교실 바닥에 데리고 오는 것, 높은음으로 소리지르고 몸싸움하고 난간에 올라가서 뛰어내리는 것, 표창 만들어 날리는 것, 집중 못 하고 소란스러운 것, 모든 행동들이 날 천천히 목 졸라 죽인다”며 “악취, 소음, 먼지, 스트레스 ㄹㅇ(진짜로) 결혼해서 아들 생기면 낙태해야겠다는 생각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같은 A씨의 발언 내용이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며 강원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강원교육청 관계자는 “지난주 이 같은 민원이 접수돼 즉각 조사에 나섰다”며 “A씨가 올린 글이 맞는 것으로 확인돼 즉시 해당 교사를 업무 배제하고 아이들과 분리 조치했으며 학교는 A씨에 대한 해고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 한 학부모는 “아이들을 이토록 싫어하는데 왜 교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최근 학교와 병원 등에서 잇따라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며 부모들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직업인 교사나 의료인 일부가 온라인에서 학생이나 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을 쏟아내며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최근 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는 입원 중인 신생아 사진과 함께 “낙상 마렵다(낙상시키고 싶다)” 따위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아동 학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작년 의정 갈등으로 국민들 피해가 잇따르자 일부 의사가 의료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조선인이 응급실에서 죽어도 아무 감흥 없다” “1000명씩 죽어나갔으면 좋겠다” 등 막말을 쏟아내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작년 5월엔 서울의 한 고교 교사가 소셜미디어에 “남학생들은 열등한 생명체”라고 혐오 표현을 쏟아내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교사와 학생, 의료인과 환자 등 사이에 있던 전통적인 규범과 신뢰 관계가 급속도로 붕괴한 탓”이라며 “이에 일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교사나 의료인들이 스트레스를 혐오 표현을 쏟아내는 것으로 해소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