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뉴스1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의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가 16일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0명’(3058명)으로 확정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교육부는 의총협의 건의 내용을 수용해 17일에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의총협은 이날 오후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 계획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교육부에 공식 건의했다. 당초 대학들은 의대 수업 정상화가 될 경우 모집 인원을 확정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수업 복귀율이 저조하자 ‘증원 0명’으로 정부에 제안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 다수 총장들이 “모집 인원을 빨리 확정해야 의대생 수업 복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협은 이와 함께 교실에 복귀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향후 의료 인력 수급 추계위에서 의대 정원을 정할 때 대학 총장들의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협은 이날 수업 미복귀 학생에 대한 엄격한 학사 운영 방침도 재확인했다. 정부가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3058명으로 확정한 이후에도 수업을 거부하는 의대생에 대해선 학칙에 따라 제적·유급 처분을 확실히 한다는 것이다. 의대 학장들의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도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의과대학 학사 정상화라는 정부의 목표는 확고하고, 이는 새 정부 출범과 무관하다”며 “올해는 학사 유연화 계획이 없고, 학칙에 따라 유급되니 학생 스스로 피해가 없도록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의대 수업 복귀율은 평균 30%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로 낮은 상황이다. 전남대 의대에선 지난 7일 시작된 실습 수업에 본과 3학년 99명, 본과 4학년 100명이 수강 신청을 했지만 실제 출석한 인원은 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대 본과 3·4학년은 필수로 들어야 하는 36명 정원 수업에 1명도 수강 신청을 하지 않았다. 충북대에서는 본과 1~4학년이 듣는 전공 과목 45개 중 수강 정원을 모두 채운 과목은 단 2개에 불과하다. 아주대는 최근 수업에 복귀하지 않은 본과생들에 대해 유급 예정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