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대생 모임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와 전국 40개 의대 학생회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대면 회의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와 의대협 및 의대 학생회가 공식 만남을 가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의대생 ‘복귀 데드라인’이 6일 남은 상황에서 이번 이 부총리와 의대협·학생회장 대면 회의는 사실상 정부와 의대생 사이 ‘마지막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날 오전 의대협·학생회장에게 ‘의대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부-의대협(의대 학생회장) 간담회 제안’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서 교육부는 “3058명 조정 결정으로 갈등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고 정부와 학생의 신뢰가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교육부와 귀 협회 소속 학생들과 대면 회의를 제안하니 조속한 시일 내 회신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회의 안건으로는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 및 향후 의대교육이 나아갈 방향’ ‘의학교육 발전을 위한 의학교육위원회 구성’ 등이 적혔다.
40개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최근 4월 30일을 기준으로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들에 대해서는 ‘비가역적 유급’ 처분을 내리기로 방침을 세웠다. 작년처럼 유급 등 처분을 받은 학생을 뒤늦게 구제하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의미에서 ‘비가역적 유급’이란 표현을 썼다고 한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30일이 지나면 곧바로 복귀하지 않은 학생에 대해 유급 확정 통보를 할 예정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대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학생 복귀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사립대 의대 학장은 “학생들과 대화를 해보면 복귀를 원하는 학생이 대다수인데 의대협과 학생회 차원의 명확한 방침이 없어 다들 망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의대생 자체 설문… ‘이제 복귀하자’ 상당수
실제 의료계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 의대생 게시판에서는 최근 의대생 복귀 의사를 묻는 설문이 수차례 진행됐는데 상당수 의대생이 ‘복귀해야 한다’에 투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디스태프는 의대생 또는 현직 의사인 것을 인증해야 가입이 가능하다.
예컨대, 전날 오후 게시된 ‘4월 30일 이전 복귀 여부’를 묻는 설문에는 94명이 참여했다. ‘4월 30일 전에 복귀한다’고 답한 이가 48명(51%)으로 ‘4월 30일이고 뭐고 안 돌아간다’고 답한 35명(37%) 보다 많았다. ‘이미 복귀했다’는 답도 11명(12%)이었다.
같은 게시판에는 며칠 전 비슷한 취지의 설문이 올라와 71명이 응답했는데 52명(73%)이 ‘나는 필수의료패키지 폐지 안 돼도 교육부가 마지막 기회라면서 구제해주면 학교 돌아갈 것이다’는 의사를 밝혔다. 계속 수업 거부를 하겠다는 ‘2년 누울 것이다’는 응답은 27%였다.
이 같은 글들은 설문이 진행되던 중 일부 회원들이 잇따라 신고해 현재는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수도권 의대 본과생은 “교육부가 내년도 증원 철회를 확정하고 복귀하겠단 학생들이 상당수인데 혹시나 ‘배신자’ 낙인이 생길까 걱정돼 망설이고 있다”며 “소수 강경파 목소리가 대다수 의대생 목소리를 뒤덮은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