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서울의 기성용(32)으로부터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등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C씨와 D씨 측이 기성용 측의 법적 대응을 두고”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기성용이 주변인들에 대한 회유와 협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C씨와 D씨의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현)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어제(22일)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했다”며 “피해자들로서는 드디어 법정에서 모든 증거를 공개하고,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C씨와 D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에 따르면, 형사 고소장은 서초경찰서에 제출했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박 변호사는 이와 관련, “기성용 선수 측에서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최근까지 순천·광양지역의 인맥을 총동원해 기성용 선수의 동문들에게 한 명 한 명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며 회유·협박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에 관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시간이면 작성할 수 있는 고소장 작성에 한 달 가까이 소요된 이유가 이 때문인지 기성용 선수 측에게 묻고 싶다”며 “기성용 선수 측은 이와 같은 불법적 행위를 중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21일 포털사이트에 동일한 기사제목과 사진을 사용해 기성용 찬양 기사로 도배된 기이한 현상을 발견했다”며 “기성용 선수는 돈과 권력을 가진 자가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덮기 위해 언제나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곤 하는 파렴치한 언론플레이를 이제 그만 중단해 달라. 더 이상 저질스런 행위로 국민을 기망하려 하지 말라”고 했다.
그는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제공했던 지난달 24일 기성용 선수의 후배 권모씨와 피해자 D 사이에 있었던 통화녹음파일 2건을 첨부해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C·D씨는 지난달 24일 박 변호사를 통해 “전남의 한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0년 1~6월에 축구부 합숙소에서 6학년 선배 선수 2명으로부터 구강성교를 강요받았다”면서 “가해자는 최근 수도권 명문 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유명 선수 등 2명”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들은 가해자로 지목한 선수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기성용이 가해자로 지목됐고, 결국 기성용은 직접 나서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진실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MBC PD수첩이 지난 16일 C씨와 D씨를 인터뷰한 내용을 방송하면서 다시 논란이 커졌다.
폭로자들은 PD수첩에서 “피해 횟수를 정확하게 기억할 수는 없지만 한두 번 불려간 게 아니었다”고 했다. 박 변호사도 “(기성용 등 가해자들의) 성기 모양까지 기억하고 있고, 구강성교를 할 때 느낌까지 비참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기성용 측은 17일 “방송이 피해자의 눈물 흘리는 모습으로 진실에 대한 편향된 시각을 제공했다”고 반격에 나섰다. 기성용 측은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D씨의 음성 녹취 파일을 공개하며 “진실을 밝혀준다는 ‘확실한 증거’를 즉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공개된 음성 녹취 파일엔 D씨가 기성용이 성폭행 가해자가 아님을 인정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담겨 있다. D씨가 법률대리를 맡은 박지훈 변호사에게 정정 기사를 요청했으나, 박 변호사가 거부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있다.
폭로자 측 박 변호사는 이에 대해 “기성용 선수 측으로부터 회유와 압박을 받고 고민하는 과정에 나온 말을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며 “법정에서 법률과 증거를 갖고 진실을 규명하자”고 했다.
◇다음은 기성용 학교폭력 의혹 폭로자 측 입장 전문
파렴치한 언론플레이 및 증인에 대한 회유·협박 중단 촉구
어제 기성용 선수 측 법률대리인이 피해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피해자들로서는 드디어 법정에서 모든 증거를 공개하고,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환영하는 바입니다.
한편, 저희는 기성용 선수 측에서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최근까지 순천·광양지역의 인맥을 총동원하여 기성용 선수의 동문들에게 한 명 한 명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하라며 회유·협박을 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이에 관한 증거도 확보하였습니다. 1~2시간이면 작성할 수 있는 고소장 작성에 한 달 가까이 소요된 이유가 이 때문인지 기성용 선수 측에게 묻고 싶습니다. 기성용 선수 측은 이와 같은 불법적 행위를 중단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저희는 3월 21일 인터넷에서 매우 기이한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몇몇의 언론사가 동일한 기사제목과 동일한 기사내용, 심지어 동일한 사진을 사용하여, 포털사이트 전체를 ‘기성용 찬양기사’로 도배하기 위해 기사를 대량살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래 기사 캡처 화면은 그 중 극히 일부분입니다.
기성용 선수는, 돈과 권력을 가진 자가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덮기 위해 언제나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하곤 하는 위와 같은 파렴치한 언론플레이를 이제 그만 중단해 주십시오. 더 이상 위와 같은 저질스런 행위로 국민을 기망하려 하지 마십시요.
이제 드디어 소송이 시작되었으니, 당당하게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는데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