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에서 층간 소음 갈등으로 40대 남성이 아래층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과 관련, 경찰의 소극적 대응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당시 출동한 경찰관을 파면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19일 자신을 인천 시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피해자를 버리고 도망간 경찰 파면 요구’라는 청원 글에서 “경찰을 어떻게 믿나. 이젠 출동한 경찰관이 도망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야 하나”라며 “(해당 경찰에 대한) 파면으로 피해자를 버리고 위험을 야기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주장했다.

층간 소음 갈등으로 아래층 일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지난 17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연합뉴스

이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4시 50분쯤 인천 남동구 서창동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4층 주민 A(48)씨가 “문 닫는 소리가 시끄럽다”며 3층 B씨 집을 찾아가 소란을 피웠고, 112 신고를 받은 지구대 경찰관 2명이 출동했다. 경찰은 일단 A씨를 4층으로 돌려보냈지만, A씨는 잠시 후 B씨 집으로 다시 와 B씨 아내와 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사고 당시 출동한 남자 경위는 1층 현관 밖에서 B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집 안에는 여경이 B씨 아내와 딸과 함께 있었다. A씨가 난동을 부렸지만, 이 여경은 이에 대응하지 않고 지원을 요청하겠다며 1층으로 내려가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여경은 테이저건과 삼단봉 등 장비를 갖고 있었지만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 부위를 찔린 B씨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그는 혈관 손상으로 뇌경색이 진행됐고, 단기간에 의식을 회복하기는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살인미수 및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9월 빌라 4층으로 이사 온 뒤, 아래층에 거주하는 B씨 가족과 층간 소음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송민헌 인천경찰청장은 18일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소극적이고 미흡한 사건 대응에 대해 피해자 분들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철저한 감찰 조사를 통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해당 경찰관들에게는 대기발령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온라인 공간 등에서는 “범죄자 제압 못 하는 경찰이 경찰일까” “여경도 (남자 경찰과) 동일한 체력 조건을 적용하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