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산불 진화 현장에서 야행성 맹금류인 수리부엉이가 구조됐다.
6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20분쯤 봉화군 봉화읍 적덕리 산불진화 현장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이자 천연기념물 제324호인 수리부엉이가 구조됐다.
5일 오후 11시20분쯤 봉화군 봉화읍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 중이던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소속 대원들이 구조한 새끼 수리부엉이. /산림청
박준호(41)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진천산림항공관리소 공중진화대원은 이날 봉화읍 적덕리 산불현장에서 갈퀴를 이용해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었다.
당시 박 대원의 갈퀴질에 인근 낙엽에 있던 수리부엉이가 놀라 푸드덕 거리며 불이 난 방향으로 뛰어들었다. 산불로 주변이 환해지자 방향 감각을 잃은 수리부엉이가 불 속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순간 박 대원은 몸을 날려 불 속으로 뛰어드는 수리부엉이를 붙잡았다. 하마터면 수리부엉이는 화를 당할 찰나였다. 박 대원은 “불 바로 옆에서 어린 개체가 타 죽을 것 같아서 보호하려고 잡았다”고 말했다.
당시 날지 못했던 수리부엉이는 태어난 지 3~4개월 된 새끼였다고 한다. 산림청은 구조한 수리부엉이를 안전하게 야생동물보호소로 넘겼다.
남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산불이 나면 낮에 활동하는 새보다 올빼미 등 야행성 맹금류가 더 취약하다”며 “산불 진화와 동시에 야생동물을 구조하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