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체험 학습을 떠난다며 학교를 결석하고 실종된 광주광역시 초등학생 조유나(10)양 가족의 아우디 승용차가 28일 전남 완도군 신지도 송곡선착장 인근 바닷속에서 발견됐다. 조양 아버지 조모(36)씨의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송곡선착장 부근에서 끊긴 지 28일 만이다.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로 야간 인양은 어렵다고 판단해 29일 오전 차량을 물 밖으로 건져낼 계획이다. 경찰은 차 안에 조양 가족이 있는지 확인은 하지 못했다.
광주경찰청 수중과학수사대는 이날 오후 5시 12분쯤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에서 약 80m 떨어진 앞바다에서 회색 아우디 승용차를 발견했다. 해경과 경찰 잠수요원이 가두리양식장 아래 갯벌 바닥에서 차량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차량의 번호판은 조양 가족 차량의 번호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은 뒤집힌 상태로 트렁크가 열려 있었고, 수심 10m 바다 밑바닥 갯벌에 박혀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트렁크에서 여행용 가방과 손가방 등 일부 유류품을 회수했다. 여기에는 옷가지와 목 베개 등 일상적인 물품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회수한 가방에서 유나양 가족의 지문을 채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차량이 29일 동안 바다에 가라앉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 조양 아버지 조모(36)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지난달 31일 오전 4시 16분쯤 끊겼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에 선팅이 짙게 돼 있는 데다 잠수 요원의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차 안에 사람이 탑승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차량의 문이 잠겨 있고, 유리창이 훼손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내부에 탑승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송곡선착장 인근 방파제 앞바다를 수중 수색하다가 40㎝ 길이의 아우디 승용차 ‘라디에이터 그릴’ 부품을 발견했다. 차량 앞 부분 중앙에 위치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냉각에 필요한 공기를 들여보내는 통풍구다. 경찰은 이후 인근 바다를 집중적으로 수색했고 2시간여 만에 조양 가족의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29일 오전 10시쯤 물이 빠지는 시간을 이용해 인양 작업에 나선다. 인양 작업에 앞서 유실 방지를 위해 차량에 그물망을 씌웠다. 경찰은 55t급 바지선에 25t급 크레인(인양 능력 10t)을 싣고 가 물이 얕아질 때 인양을 할 계획이다. 차축에 체인을 걸고 차량을 그대로 들어 올릴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잠수 요원 10명 등 340여 명의 인력과 드론·헬기·경비정을 동원해 송곡선착장 앞바다의 수중 탐색을 했다. 조양 가족의 아우디 차량은 지난달 30일 밤 11시 6분쯤 송곡선착장 앞에 있는 송곡 마을 버스 정류장을 지나가는 모습이 방범카메라(CCTV)에 잡혔다.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 신호는 다음 날 새벽 4시 16분쯤 끊겼다.
조씨는 사업 실패로 경제난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가 운영하던 컴퓨터 매장은 지난해 6월 폐업했고 조양 가족이 탄 아우디 승용차는 2018년 조씨가 장기 임차한 차량이라고 한다. 조씨 지인들은 “조씨가 평소 코인 투자를 했고, 실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조씨가 코인 투자에 실패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양 가족의 통신·금융·보험·의료 관련 자료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조양 가족이 신용카드사 한 곳에만 지불해야 할 카드 대금이 2700여 만원 정도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