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 등이 17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카카오 등이 데이터센터로 이용하고 있는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캠퍼스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당시 지하 3층의 배터리에서 갑자기 스파크가 일어나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경찰은 17일 화재 발생 지점에 대한 2차 합동감식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섰다.

17일 공개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사고의 화재 발화지점인 지하3층 전기실 비상 축전지의 불에 탄 모습/윤영찬 의원 페이스북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처음 불이 났을 당시 현장에 설치된 CCTV영상에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고, 이후 곧바로 자동소화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되는 장면이 담겨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난 배터리는 정전 등으로 전력 공급이 갑자기 끊길 경우 전력을 일정 시간 대체 공급해 주는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각각 11개의 리튬이온 배터리팩이 장착된 랙(선반) 5개가 세트를 이루고 있다. 이번 화재로 1개 세트가 모두 탔다. 주변의 다른 장치들도 일부 불에 그을리는 피해를 당했지만 불이 주변으로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지난 15일 경기 성남시 SK C&C 판교캠퍼스(데이터센터) 화재로 불에 탄 지하 3층 전기실의 UPS(무정전 전원 장치) 모습. /이기인 경기도의원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소방재난본부, 전기안전공사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1시 20분 2차 합동감식을 벌였다. 전날 1차 합동 감식에서는 발화 지점을 확인하고 배터리나 선반 주변에서 전기적인 요인으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2차 감식에서는 불에 탄 배터리와 주변 배선 등을 집중 확인했다. 또 국과수는 정밀 감정을 거쳐 배터리의 결함이나 과열에 의한 것인지, 전선 단락 등에 의한 화재인지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로 추정되나,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