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큰불이 나 대피하던 투숙객 등 4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2명은 중상이라고 한다. 불은 1시간 30분 만인 밤 10시 30분쯤 진화됐다.

17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 그랜드 팰리스 호텔 건물에 불길이 일고 있다. 이날 불은 오후 9시쯤 시작됐으며 10시 30분쯤 진화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현장에서 가까운 소방서 5~6곳의 인력·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17일 오후 9시쯤 “논현동 그랜드팰리스 호텔 1층 천장에서 불꽃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신고 접수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17분 만인 오후 9시 18분쯤 ‘대응 2단계’를 내리고, 장비 130대와 소방 인력 270여 명을 투입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호텔 1층과 주차타워 사이 천장에서 불꽃이 튀었고,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불은 호텔 외부로 번져 주차타워를 몽땅 태웠다. 이 과정에서 호텔 객실에 있던 투숙객 등 42명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을 입었다. 이 중 30대 외국인 남성은 전신 2도 화상을 입었고, 20대 남성은 대피 중 떨어져 골절상을 입었다.

8층에 투숙 중이었던 에밀리(33)씨는 “갑자기 펑펑 소리가 나서 푹죽 이벤트인 줄 알았는데 타는 냄새와 연기가 스며들어 불이 난 줄 알았다”며 “비상벨과 대피 방송을 듣고 탈출했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인근 주민은 “버스를 타고 퇴근하던 길이었는데, 버스에서 내리기 전부터 ‘쾅’ 소리가 나며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건물 위에서 기계인지, 창문인지 ‘펑펑’ 터지는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불이 난 호텔 옥상에서 한 투숙객이 1m 간격으로 붙어 있는 옆 건물로 뛰어내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바로 옆 호텔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불이 난 건물에서 우리 호텔 건물 옥상으로 뛰어내린 투숙객도 있었다”고 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에서는 “떨어질 것 같아. 어떡해 저 사람” “뒤에 사람 또 있다. 웬일이야”라는 주민들 목소리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