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회사 넥슨의 홍보 영상에 ‘집게손가락’ 장면을 넣어 남성을 비하했다며 엉뚱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의 신상을 공개하고 모욕한 네티즌들이 이번 주 중 검찰에 송치된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 서초경찰서는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A씨에 대해 모욕성 게시 글과 댓글을 단 네티즌 86명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마치고, 이들 중 일부를 이번 주 중 검찰에 송치한다. 명예훼손과 모욕죄,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2023년 11월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넥슨에 납품한 홍보 영상 중 캐릭터가 ‘집게손가락’ 모양을 하는 모습이 나오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일부 네티즌이 ‘집게손가락’이 남성을 모욕하는 상징이라며 반발한 것이다. 이들은 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A씨를 이 그림을 그린 사람으로 지목했지만, 알고 보니 A씨가 아닌 40대 남성 애니메이터가 그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경찰서 전경./조선일보 DB

이후 A씨는 지난해 6월 네티즌을 경찰에 고소했는데, 한 달 후 경찰은 전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당시 경찰은 불송치 결정서에 “극렬한 페미니스트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해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다소 무례하고 조롱 섞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에서 비판이 나오자 서울경찰청은 수사 미흡을 인정하고, 이 사건 재조사를 지시했다. 수사 부서도 다른 팀으로 재배당했다. 이후 경찰은 게시글 260여 건을 전부 들여다본 뒤, 전국에서 피의자 86명의 신원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전국 방방곡곡에 있어 수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