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내로 강제 송환되는 해외투자사기 조직 총책 A 씨./대구경찰청

미얀마와 라오스 등 해외에 거점을 둔 뒤, 투자 사기를 통해 3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가로챈 범죄 조직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대구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등 혐의로 조직 총책인 30대 남성 A씨 등 74명을 검거하고 이 중 A씨를 포함해 25명을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23년 12월부터 작년 6월까지 투자 사기를 통해 한국인 464명에게서 37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작년 5월 이 조직의 또 다른 총책인 30대 여성 B씨 등 37명이 검거된 이후에도 해외에 머물면서 범행을 이어나갔다.

경찰은 작년 3월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해외 도피 피의자의 인터폴 수배 유형 중 가장 높은 단계)가 내려진 후, 라오스 경찰 및 현지 공안부와 공조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라오스 왓따이 국제공항에서 캄보디아로 출국하려던 A씨를 붙잡았다.

A씨 등은 관리팀, 모집책, 해외 상담원, 국내 사무실 등으로 조직을 세분화해 투자 사기를 이어왔다. 이들은 무작위로 전화를 하거나 오픈 채팅방으로 초대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았고,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에게 특정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이후 앱에서는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거나, 마치 수익이 난 것처럼 포인트를 조작하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속였다. 투자자 초대 채팅방에선 조직원들이 “시킨 대로 했더니 주식과 가상 자산 투자를 통해 정말로 수익을 냈다”며 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를 부추겼다.

투자자들이 조직을 신뢰하게 되자, A씨 조직은 “비상장 가상 자산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 464명에게 376억원을 가로챘다. 추후에 속은 것을 깨달은 투자자들이 환급을 요청했지만 이 조직은 “수수료를 내야 돈을 출금할 수 있다”며 시간을 끌다 잠적했다.

경찰은 A씨 등이 가로챈 범죄 수익금 중 256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피의자가 기소 전 범죄 수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했고, 또 다른 해외 조직원과 범죄 수익금을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접근하는 이들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