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을 파리7대학 예술학부 명예교수를 지낸 ‘세계적인 성상(聖像) 조각가’라는 거짓 주장을 펼치면서 한국 주요 성당과 성지에 조각을 설치한 최바오로(본명 최영철·71)씨가 42살이던 1995년 경북 청송제1보호감호소에서 고졸 검정고시 만점을 받은 것으로 1일 나타났다. 최씨는 당시 상습 사기 혐의로 청송교도소에서 1년, 이후 보호감호소에서 7년 있었다.
최씨는 1953년 한국전쟁 당시 전쟁 고아로 태어났다. 고아원에서 지내다 목공소와 철공소를 전전했고, 20대부터 경기 부평의 미군 기지에서 잡부, 꽃 가게 점원, DJ를 전전해왔다. 최씨는 20살 때 미군 PX 물품을 밀매한 것이 적발돼 사기 전과자가 됐다. 이후에도 사기를 벌여 전과 6범이었던 최씨는 징역 1년에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고 청송교도소에 입감됐다.
당시 보도를 보면 최씨는 한국전쟁 당시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혼혈아가 모인 고아원에서 자라다 20살 때 전과자가 됐다. 1992년 3월 상습 사기로 청송교도소에 있으면서 고입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어 보호감호소로 옮겨져 1995년 고졸 검정고시에서 국영수 9개 과목 전부 100점을 받아 수석 합격했다.
최씨는 당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영원한 패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매달렸다”며 “출소 후 신학을 전공해 목회자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씨는 이후 나무 조각가로 일하며 자신을 ‘파리7대학 명예교수’로 사칭, 전국 성지 곳곳에 조각을 설치해왔다. 경북 청도군은 최씨와 맺은 계약을 파기하고, 조각상 납품 대가로 받아 간 2억97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0일 대구지법 형사12부(재판장 어재원)는 최씨를 사기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 6개월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