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개그맨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모은 60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투자 리딩방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주범에 대한 신원 확인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사 중지를 결정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최근 유명 개그맨을 내세운 투자 리딩방 사기 사건에 대한 수사를 중지했다.
경찰은 1년 정도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피의자 2명의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수사 중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중지는 주요 피의자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을 때 할 수 있다. 피의자의 신원을 특정할 단서가 있으면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
지난해 3월쯤부터 피해자들의 고소로 불거지기 시작한 이 사건 피해자는 현재까지 140여명으로, 피해액은 6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초기 피해액은 15억원 규모였으나 이후 고소장이 계속해서 접수됐다.
이 사건 주범 2명은 전직 장관 출신이 운영하는 사모투자 전문회사와 비슷한 이름의 불법 투자중개업체(SKYLAKE)를 세우고, 주식 투자 등으로 큰 돈을 번 것으로 알려진 유명 개그맨을 정식 계약 없이 광고모델로 내세운 투자 리딩방을 운영하며 투자자를 모았다.
투자에 관심을 나타내는 이들에겐 이 개그맨 매니저라며 접근해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범 2명에게 대포통장이나 대포계정 등을 제공한 20~50대 남성 13명을 전자금융거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이들 중 2명은 구속 송치했으나, 주범들에 대한 신원은 1년 가까이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범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가 있으면 즉시 수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