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먹는 요구르트에 수면제를 타서 가족을 재웠고, 저항 없이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용인에서 50대 가장 A씨가 부모와 아내, 두 딸 등 일가족 5명을 살해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현장에서 확보한 정황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A씨는 아파트 분양 사업 과정에서 계약자들로부터 피소돼 큰 규모의 채무를 떠안게 되면서 심리적 압박이 범행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16일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지난 15일 용인 수지구의 아파트 자택 각자의 방 침대 위에 가지런히 누운 채 숨진 채 발견됐다. 외부 침입 흔적이나 몸싸움의 흔적은 없었다. A씨 집 내부엔에선 빈 요구르트 병이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떠먹는 요구르트에 수면제를 타서 가족들에게 먹인 뒤 잠든 틈을 타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술이나 다른 약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아직 정확한 약물 종류와 구매 시점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A씨의 정신과 진료 이력 등도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현장에서 발견된 A4용지 한 장 분량의 자필 메모에는 ‘범행을 저지르고 본인도 죽겠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건설업에 종사하며 분양 사업을 진행했으며, 사업 부진과 채무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메모에는 구체적인 채무 규모나 금전적 상황은 적혀 있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금융 거래 기록과 통신 내역, 약물 구입 경위 등을 추적 중이다. 또, 숨진 가족들에 대해 부검을 의뢰해 수면제의 종류와 복용량 등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