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 있는 카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공동수상 3인의 사진을 스크린에 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비 올터, 마이클 호턴, 찰스 라이스./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노벨 의학상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실체를 규명한 하비 올터(Harvey Alter) 미국 국립보건원(NIH) 박사, 마이클 호턴(Michael Houghton)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찰스 라이스(Charles Rice) 미국 록펠러대 교수 등 미국과 영국의 의학자 3명이 공동 수상했다.

5일(현지 시각)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이들은 전 세계 7000만여 명의 감염자가 있고, 매년 40만여 명이 사망하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진단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며 “이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돼 현재 C형 간염 치료를 받으면 완치율은 95%에 이른다”고 밝혔다. C형 간염을 방치하게 되면 10~30년에 걸쳐 만성 간염, 간경화, 간암 과정을 거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간암의 20% 정도가 C형 바이러스 때문에 생긴다. 국내에서는 약 1%의 보균율을 보인다.

스웨덴 노벨위원회가 5일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 규명한 하비 올터(스크린 왼쪽부터) 미국 국립보건원 박사,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를 2020년 노벨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AFP 연합뉴스

수상자 3명의 연구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존재 자체를 모르던 1970년대에 이뤄낸 성과다. 올터 교수는 수혈로 인해 간염 환자가 발생하는데, 기존에 알던 A형과 B형 외에 제3의 간염 바이러스가 있다고 제시했다. 호턴 교수는 그 바이러스의 유전체를 찾아내고 C형 간염 바이러스라고 이름 붙였다. 간염 바이러스 A·B·C는 찾아낸 순서다. 라이스 교수는 C형 바이러스 실체를 규명하고 독자적으로 간염을 일으킨다고 최종 확인했다.

올해 노벨상은 이날 의학상을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된다.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영향으로 매년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시상식이 열리지 않는다. 대신 수상자들이 자국에서 상을 받는 장면을 TV로 중계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상식이 취소된 것은 1944년 이후 처음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별도로 개최되는 평화상 시상식은 예년보다 축소된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