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도 20일 만 70세 이상 어르신 대상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통해 백신을 맞은 80대 남성이 접종 후 5시간 뒤 숨져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방역당국은 “질병관리청과 함께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서구 관저동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82)씨가 의식을 잃고 고개를 떨군 채 소파에 앉아있는 것을 30대 손자가 발견, 119에 신고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여만인 오후 3시쯤 숨졌다. 이 남성은 이날 오전 10시쯤 아파트 단지내 한 내과의원에서 독감 백신 주사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유족들은 “10여년 전에 대장암과 위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평소에 오토바이를 직접 타고가 텃밭을 가꾸는 등 최근 건강상태는 양호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40년 넘게 도배일을 해오셨고, 최근에도 한달에 5~7회 정도 도배일을 하실 정도로 건강하신 분이었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기저질환이 있었는지 여부는 추가 조사를 해봐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백신은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로 확인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A씨가 맞은 백신은 상온에 노출돼 효능이 떨어진 제품이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되지도 않은 것으로 일단 파악하고 있다”면서 “독감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역학조사관이 의료 기록 등을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적으로는 질병관리청에서 위원회를 열어 판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족과 협의를 거쳐 부검을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20일 오전 7시 35분쯤 전북 고창군 상하면 주택에서 B(여·7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전날 오전 8시 30분쯤 지역의 한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B씨가 맞은 백신은 ‘보령플루백신Ⅷ 테트라백신주’로 확인됐다. B씨가 맞은 백신은 상온에 노출돼 효능이 떨어진 제품이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보건당국은 “최근 인천에서 사망한 10대가 접종한 백신과도 다른 제품”이라고 했다.
B씨는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은 있었지만, 독감 접종 당시 특이 증상은 없었다고 한다. 전북도 보건당국과 질병관리본부 등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B씨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며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절차를 유족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