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미시간주 제럴드 R 포드 공항에서 선거전 마지막 유세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날 울리지 마세요. 날 울리지 마세요(Don’t make me cry)”

3일 자정(현지 시각) 미국 대선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유세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지지자들이 “사랑합니다(We love you)”라고 연호하자 74세 고령 대통령의 감정이 북받친 것이다.

2일 오후11시 50분쯤. 미국 대선 투표가 시작되기 10분 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미시간주 제럴드 R 포드 공항에서 마지막 선거 유세를 벌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고령의 나이에도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4개 주 5개 도시를 전용기를 타고 전속력으로 순회하며 ‘전국구 유세’를 펼쳤다. 마지막 유세에는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그의 여자친구, 딸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트럼프 가(家)’가 총 출동했고, 수천여명의 지지자들이 함께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주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인 것은, 지난 2016년 대선 ‘승리’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전에도 대선 마지막 선거운동을 제럴드 R 포드 공항에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며 “(미시간 주에 온 것은)약간 미신적인 면도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감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이크를 잡은 트럼프를 향해 지지자들이 “사랑합니다(I love you)”를 연호하자, 트럼프는 손을 눈가에 가져다 대며 “날 울리지 마세요”라고 했다. 이어 “내가 울기 시작하면 그들은 대통령이 무너지고 울었다며 떠들 것이다”라며 “아마 내 지지율이 4~5퍼센트 정도 오를지도 모르지만, 상관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일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큰 승리를 원한다. 단순한 승리가 아닌 대승을 원한다”고 했다. 미시간주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이 군중들은 내일 미시간주를 잃게될 군중들이 아니다. 2등으로 끝나버릴 군중들이 아니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진영은 조 바이든이 연설 중 수차례 말을 더듬거나 말 실수하는 장면들을 짜깁기한 영상을 틀기도 했다. 트럼프 진영은 유세 기간 동안 올해로 77세 나이인 바이든의 ‘치매설’을 부각해왔다. 이날 트럼프는 “내가 역사상 최악의 대선 후보와 맞붙었다는 점이 더 큰 압박”이라며 “어떻게 이런 자에게 질 수가 있겠나”라며 바이든을 조롱했다.

반면, 같은날 조 바이든 후보는 경합주이자 자신의 고향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선거 유세를 마무리했다. 바이든은 미 프로풋볼(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홈구장인 하인즈필드에서 가수 레이디 가가의 공연과 함께 하는 드라이브인 유세를 펼쳤다. 바이든은 “트럼프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강아지처럼 행동한다”며 “트럼프는 이제 집에 갈 시간. 우리는 혼돈과 인종주의, 트위터, 분노, 실패, 무책임과 이별해야 한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