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민주통합당 김용민(가운데) 서울노원갑 후보를 돕기 위해 서울광장에서 열린 '나꼼수 번개모임'에서 나꼼수 멤버인 김어준(왼쪽),주진우씨등 이 팬들과 만나고 있다. 2012.4.8/연합뉴스

방송인 김어준 등과 함께 ‘나는꼼수다’(나꼼수) 멤버로 활동했던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를 향해 ‘윤석열 검찰총장 편을 들었다'는 친문(親文) 진영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소위 ‘검언유착 사건'을 일으킨 사기전과자 ‘제보자X’는 물론이고, 나꼼수 동료였던 김용민씨까지 주씨에 대한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주씨는 지난달 26일과 27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 총장 직무정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달 26일 “참여연대나 진보적인 단체들, 그리고 정의당에서도 ‘추미애 장관이 너무 한 거 아니냐고' 이야기 한다”며 비판적 입장을 소개한데 이어, 이튿날에는 소위 ‘법관 사찰' 의혹에 대해 “검사들이 만든 ‘사찰’ 정보라고 하는 문건 수준이 조악한 부분이 있다”며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와 친여 언론에서 ‘주진우씨는 친검(親檢) 기자’라는 공격이 시작됐다.

첫 시작은 채널A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간 녹음 파일을 MBC에 제공해 ‘검언유착’ 의혹을 제기한 ‘제보자X’ 지모씨였다. 지씨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주씨와 윤 총장의 관계를 “사랑과 집착의 관계”라고 표현하며 “(주진우씨가) 윤석열의 비선 노릇을 자처했다” “윤 총장에 대한 비판 기사를 쓰는 언론사에 (주씨가) 전화를 걸어 ‘기사 나가면 검찰이 가만 안둘 것’이라고 협박을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또 “주진우의 (삼성 취재) 정보 소스는 윤석열 쪽 특수부 검사들” “주진우와 한동훈 검사와의 관계는 오래전부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지씨에 따르면, 주씨는 윤 총장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술자리를 가지며, 윤 총장에게 ‘형’이라고 불렀고, 주씨는 윤 총장을 향해 “양 원장님께 충성 맹세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씨는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자기들끼리 권력 놀이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친여 인터넷 매체 ‘굿모닝 충청'도 가세했다. 이 매체는 2003년 주씨가 시사저널에 “한동훈 검사는 회계 비리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는 기사를 쓴 것과, 과거 김어준씨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총장 아내 김건희씨에 대해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등에 그림을 전시하는 일을 하는데, 재산 신고를 보면 미술 작품을 한 점도 소유하지 않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들춰냈다. 그러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주진우의 수상한 발언, 황당무계”라는 제목으로 주씨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2011년 뉴욕타임스 해외판 IHT에서 소개된 나꼼수 멤버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용민씨, 정봉주씨, 김어준씨, 주진우씨. /NYT홈페이지

여기에 2011년부터 주씨와 같이 ‘나꼼수’를 진행했던 김용민씨도 뛰어들었다. 김용민씨는 2일 페이스북에 “A를 한때 가족같이 여기고, 그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시도에는 모든 것을 걸고 싸우리라 다짐했던 저에게 이제 매우 혹독한 결심의 시간이 다가온 것 같다”며 “기자란 원래 배고프고 외롭고 기피 당하는 직업이다.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 편에 서서 진실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A는 윤석열 한동훈에게 그러한 사람인가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신의 실명을 거론한 공개질의서를 내놓겠습니다. 그 사이에 입장표명을 하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친문 누리꾼들은 “김용민씨와 가족같이 지냈던 기자 A씨는 주진우밖에 없다”며 이 글이 사실상 주씨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주 기자를 죽이자” “어디서부터 잘 못된 것이냐”며 주씨를 비판했다. 일부는 “김어준도 적극적으로 윤석열을 옹호해왔다” “김어준, 주진우가 윤석열 사태에 침묵하는 것이 과연 우연일까?”라며 김어준도 주진우와 함께 검찰편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김용민 당신이나 잘해라” “괜한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며 김씨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