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라면봉지 같은 합성플라스틱 식품포장재를 대체할 친환경 필름이 개발됐다.
울산대는 첨단소재공학부 진정호(40) 교수 연구팀이 물에 잘 젖지 않으면서도 생분해되는 식품포장용 투명필름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진 교수팀은 목재 펄프로부터 얻어진 천연 식물성 소재인 고분자 셀룰로스를 이용해 이 필름을 만들었다. 셀룰로스 나노섬유(나노셀룰로스)는 물에 잘 젖지 않으면서도 생분해가 가능하다. 게다가 식품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산소 차단성도 높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라면봉지 같은 포장재는 외부 산소나 수분이 침투해 식품이 산패되는 걸 막기 위해 PET, OPP 같은 합성플라스틱 필름에 알루미늄 금속으로 아주 얇게 가공한 막을 덧씌운다. 이에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소각하는 과정에서 미세먼지, 유독가스 등 다량의 유해 물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학계에선 기존 합성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할 소재 연구를 활발히 진행중이다. 나노셀룰로스 연구 역시 활발하다. 하지만 나노셀룰로스는 셀룰로스 소재 자체의 높은 친수성으로 물에 녹거나 습기가 생길 경우 내용물이 손상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를 막기 위해 코팅을 하려면 여전히 합성플라스틱 필름을 사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진 교수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정용 프라이팬 표면에 적용된 것과 비슷한 코팅막을 입혀 셀룰로스 특유의 물에 약한 성질을 보완했다. 필름을 만들 때 2곳의 노즐에서 셀룰로스 분산액이 나오면서 서로 부딪히게 만들어 셀룰로스를 나노 단위의 미세한 섬유로 만들었다.
진정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나노셀룰로스 투명복합필름은 물속에서 20분 이상의 내수성을 유지하면서도 효소 생분해 시험에서 생분해가 된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식품의 신선도 유지에 필수적인 산소차단 성능도 기존 합성플라스틱 필름 못지않게 우수함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기고분자화학 분야 상위 학술지인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Carbohydrate Polymers, IF:7.182)’ 12월호에 실렸다. 진 교수팀은 관련 특허도 출원 중이다. 향후 기술 보완과 대량 생산을 위한 후속연구를 거쳐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