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6개월 입양아가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이 사과했다. 김 청장은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서울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후임으로 여성청소년 분야를 거쳐온 인물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후 5시쯤 김 청장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인이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김 청장은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난 10월 13일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하여 숨진 정인 양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5초간 묵념했다. 김 청장은 이어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청장은 이어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다섯 가지 쇄신 방안에 대해서 설명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정인이 사건'과 관련하여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 청장은 ▲사회적 약자와 관련한 사건은 경찰서장이 즉시 보고받는 체계를 갖추겠다 ▲아동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응시스템을 개선하겠다 ▲경찰청에 아동학대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국가수사본부·자치경찰과 협력하겠다 ▲앞으로 모든 아동학대 의심사건에대해 학대 혐의자의 정신병력 등 과거 진료기록을 확인하겠다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하여 재발방지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이날 이화섭 서울양천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고, 후임으로 여성청소년 분야를 거쳐온 서정순 서울경찰청 보안2과 과장을 발령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어 “다시 한 번 이번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날 김 청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정인이 사건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열겠다”며 기자단에 알렸다가, 곧이어 “사과문만 발표하고 직접 기자회견 하는 것은 취소하겠다”며 번복했다. 그러나 기자단이 항의하자, 김 청장은 “기자회견을 할 수 있다”며 브리핑룸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