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합듀오 '리쌍' 길. /뉴시스

프로듀서 겸 가수 탱크(본명 안진웅)가 힙합듀오 리쌍 출신의 가수 길(본명 길성준)에게 언어폭력과 노동착취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길 측은 탱크의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법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탱크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여러분은 지금도 속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제목에는 ‘음주운전 3번’ ‘협박’ ‘여성혐오’ ‘노동착취’ ‘언어폭력’ 등의 단어도 들어갔다. 탱크는 해당 남성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길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 많았다.

탱크는 “한때는 최고의 힙합 프로듀서이자 대한민국 최대의 예능인으로 살다가 음주운전을 3번 저지른 뒤 현재는 대중에게 미운털이 박힌 어떤 남성을 고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가 여러분을 속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는 최근에도 자신의 장모를 동원하고 부인과 아들을 팔아 동정심을 유발해 자신의 컴백 기반으로 삼으려고 했으며 기부를 한다고 기사를 내는 등의 행동을 하고 있지만, 실체는 놀고먹어도 될 만큼의 저작권료와 실연권료, 연예인 협회에서 들어오는 돈으로 서래마을의 100평에 가까운 크기의 고급 빌라에서 호의호식하고 있다”고 했다. “무면허 음주운전을 한 기록이 있는 한 연예인과 골프를 치러 필드를 다니는 등 본인이 강조하는 반성하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유튜브

탱크는 “지금부터 제가 그에 대해 드릴 말씀은 전부 진실이며 일부는 통화녹음 등의 증거를 소유하고 있다”며 “그는 매니저를 폭행하고 4명의 여자친구를 동시에 사귀었으며 1년간 저를 비롯한 사람들을 계약서 없이 노예처럼 부렸으나 어떠한 돈도 지불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길의) 여자친구 중 한 분이 고(故) 오인혜 누나였다”며 “집 청소를 해주는 오인혜를 향해 그 프로듀서는 ‘X나 시끄럽네 XX’라며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유가 노래방에서 길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내자 ‘지X하네, XX년’이라고 말했다고도 했다. 오인혜는 지난해 9월 자신의 아파트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오인혜는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마스터클래스의 산책’, ‘소원택시’, 예능 ‘나만 빼고 연애 중’, ‘오인혜의 쉿크릿’ 등에 출연했다.

◇ “길, 프로듀서 4명 감금·폭행…코디 등에도 수시로 언어폭력”

탱크는 “(길은) 당시 압구정로데오에 있는 무한도전 연습실에 저와 다른 세 명의 프로듀서를 사실상 가둬놓고, 정확히 120만 원이 들어있는 체크카드를 주며 이로 4개월간 밥을 사 먹도록 했다”며 “당연히 그를 위해 일하는 거였으며 월급도 없었고 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의 언어폭력과 폭행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고도 했다.

탱크는 또 ‘쇼미더머니5’에서 방송된 노래 ‘호랑나비’가 김흥국의 ‘호랑나비’를 표절했다며 고소당할 위기에 처하자 길의 매니저가 “네가 다 뒤집어쓰자”며 연락해왔다고도 주장했다. 이를 입증할 수 잇는 통화내용도 있다고 했다.

그는 “(길은) 약자에게는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했다. 코디, 매니저 등에게 수시로 언어폭력을 행사했고 때로는 직접적으로 폭행했다”며 “1년의 세월 동안, 어렸을 때는 나의 영웅이었던 자의 실체를 목격했고 결국 그의 곁을 떠나기로 했다”고 썼다. 이어 “그를 신고하고 고소하지 않은 것을 그는 고맙고 은혜롭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저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과 모함, 협박이었다”고 했다.

탱크는 “영상이 그에게 전달될지 안 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만약 본다면, 양심이 있으면 그런 식으로 불쌍한 척하면서 국민들을 속이려고 하지 말라”라며 “본인이 한 행동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길 측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길 측은 언론을 통해 “탱크님이 업로드한 유튜브 영상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이에 대해 입장 발표와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인스타그램

◇ 조용민 “무고한 사람들 상처 걱정… 길, 지원 아끼지 않았다”

길·탱크와 함께 작업한 조용민 프로듀서는 19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진웅의 글을 보고 무고한 많은 사람들이 휘말리게 되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을까 걱정돼 이 글을 쓴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16년 ‘쇼미더머니 5′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한 여성듀오의 곡을 녹음하는 과정에서 안진웅이 잘못해 길에게 혼나 작업실을 나갔고, 그것이 이번 폭로의 시발점이 됐을 것이라고 봤다.

조 프로듀서는 길이 식비를 비롯해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제 돈으로 작업실에 필요한 무언가를 사면 늘 비용을 돌려줬고, 그 흔한 국밥 한 그릇조차 저희 돈 쓴 적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진웅이 길이라는 사람을 어떤 이유로든 혹은 이유가 굳이 없더라도 싫어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단지 제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있고 그로 인해 파생된 억울함을 벗기기에는 몇 배가 되는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고 서로에게 상처는 지워지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렇게 동료 작곡가로서 글을 쓴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제3자를 이 일에 끌어들였는데 그들에게도 상처가 될까봐, 그리고 고인들의 가족·친지·팬들이 폭로 글을 보고 두 번의 상처를 받을까 너무 두렵다”고 했다.